취임 전부터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대조되는 카톨릭 보수파의 수장으로 알려져있던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드디어 큰 사고를 한건치셨다. 다름이 아니라 신교와의 공생점을 마련했다고 알려진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해석이 잘못되었다며, '진정한 기독교 교회는 카톨릭뿐이다.'라고 천명한 것이다.

본래 종교단체란 곳이 이전에 있었던 진리를 해석하는 것에 불과한만큼 태생적으로 보수적인 색깔을 나타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이분은 그리스도는 오직 세상에 단 하나의 교회를 세웠고, 그것은 바로 카톨릭이다라고 말씀하심으로써 진정한 골수 카톨릭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셨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상식선으로 알고있는것이지만, 기독교는 루터의 종교혁명이후로 크게 신교와 구교로 갈리게 된다. 덕분에 유럽 한복판에서는 신교와 구교간 대판 싸움도 나고, 결국에는 도저히 못살겠다며 상생의 길을 걷게되는데 이는 서로 인정하지는 않더라도 서로의 종교에 대해서 간섭하지 말자라는 의견으로 발전하게되고, 이후 카톨릭에서는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서 신교도 기독교의 지파라는 것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사실 기독교 지파중에서는 자신만이 진정한 기독교고 다른 지파들은 모두 이단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신 분들이 많으나-특히 사이비 종교 혹은 신흥 기독교 지파일수록 이런 경향이 짙다-, 이번 카톨릭의 선언은 기독교 단일 지파 중 가장 큰 단체에서 '우리 말고는 다 이단이다!'라고 선언함에 따라서 파장이 적지 않게 된 것이다.

비 기독교 신도 입장에서야 교회다니는 것들은 다 교회다니는 것들이고, 성당다니는 것들은 다 성당다니는 것들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개신교에는 장로회, 침례회, 예수회, 성공회, 장막성전, 순복음교회, 영락교회 등 수백가지 지파가 난립하는 상태이고, 카톨릭은 로마 교황청을 중심으로 오직 한가지 지파만이 성립하는 상태이니 이번 선언은 굉장히 파장이 큰 셈이다.

문제는 카톨릭은 단순히 종교단체가 아니라, 이미 바티칸 시국이라는 국가를 이루고 있는 상태이고, 그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또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단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이다. 더군다나 카톨릭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로 수십년간 개신교 및 다른 종교와 계속해서 상생의 길을 걷는 방향을 추구해왔었으나, 이번 조치로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크니 머리아픈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네들의 교조 예수 그리스도는 네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를 사랑하라고 가르쳤는데 어찌해서 그들의 후예는 이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일신교의 한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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