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The third place























아무리 달려가도 아무 것도 없고

아무리 올라가도 하늘 뿐이네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 헤매던

먼 옛날 사람들이 그리웁구나

 

잊어야지 잊어버려야지

영원한 건 영원 속에만 있네

 

잃어야지 잃어버려야하지

떠나는 파도에 상처받지 않도록

 

언젠가 돌아갈 곳은 엄마의 품

언젠간 끝이 날 이 여행의 길에

제모습 제자리를 찾기 힘겨워

파란 조각 하늘만 바라보누나

 

 

웃어야지 웃어버려야지

햇빛이 저리도 단아하니

울지는 말아야지

아름다운 저녁 노을 바라볼때도

 

손바닥 한 가득 잎사귀를 담으면

바로 그곳이 마음이 쉴 둥지

현란한 거리를 눈감고 걸어가는

바로 그때 영혼은 깨어나

 

이곳도 아니고 저곳도 아닌

또 다른 곳이 있다네

이 길도 아니고 저 길도 아닌

또 다른 길이 있다네

 

 

여름이 한창인 하늘 아래서

흰눈으로 마음을 닦고

수 만 개의 별들이 가득한 저 하늘에

우리 다시 만나서 살고지고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닌

우리가 하나인 곳 있다네

눈에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아닌

또 다른 꿈이 있다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또 다른 곳이 있다네

 

 

겨울이 가득한 하늘 아래서

붉은 꽃으로 길을 만들고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으니

우리 다시 만나서 살고지고

 

이곳도 아니고 저곳도 아닌

또 다른 곳이 있다네

시작도 아니고 끝도 아닌

또 다른 곳이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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