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삼성 특검법이 국회 법사소위를 통과했다고 한다. 아쉽게도 한나라당에서 방금 딴지를 걸어서 회기내 통과가 안될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삼성 제품에 대한 예전의 기억때문에 삼성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삼성이 '악의 제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삼성이 작살이 나야 한국 경제가 제대로 굴러갈 것 혹은 삼성이 작살나면 한국 경제는 끝장이라는 망상에 가까운 믿음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나는 사전적 의미로의 '좌익'보다는 '우익'에 가까운 자유주의자라고 믿기 때문이다.

대한 민국 사회에서의 이데올로기는 굉장히 어그러지고 비틀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보기에는 모범적인 민족주의적 민주주의자인 '리영희' 선생보고 좌익이라고 매도하는 무리들이 있는가하면, 매국적 친일주의 수구주의자인 '지만원' 씨더러 우익이라고 우기는 어이 없는 사태가 매일 벌어지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물론 '우익'과 '좌익'이라는 용어 자체는 명확하게 정의된다기보다는 시대와 조건에 따라서 끊임없이 바뀌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것을 감안하고서라도 괴이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보통 '우익'이라고 함은 보수적, 민족적, 국수적인 태도를 보임을 의미하고, '좌익'이라고 함은 급진적, 탈민족적, 계급적, 혁명적인 태도를 보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의 '극좌'란 '민주 노동당'을 위시한 세력을 의미하고, '좌익'이란 '분열 이전 김대중이 이끌던 친북 세력'을 의미한다. '우익'은 '한나라당'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을 의미하고, '극우'란 존재하지 않는다. 아직까지 '김대중'을 빨갱이로 알고 있으며, '노무현 정권'을 급진 좌파주의적 정권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으니, 우익에 가까운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본인에게 있어서는 한숨이 나올 뿐이다. 물론 이러한 작태를 빚어낸 것에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수구 보수 세력'과 그들을 따르는 언론이 조장한 것도 있지만, '민주 노동당'을 비롯한 속칭 '운동권'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위의 문장들이 이해가 되었는가? 혹시라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면 한국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좌익-우익의 개념과 본인이 말하는 좌익-우익의 개념이 전혀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이해가 갈 것임을 미리 말한다.

어찌되었건 '우익'이라기 보다는 기득권의 고착화를 추구하는 '기회주의적' 반민주세력은 자신들이 '우익'이라는 개념을 심는데 성공하고, 자연히 이는 이들이 비호하는 '재벌가'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정통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사회라는 개념을 세뇌시키게 된다. 그리고 이는 '재벌'을 공격하는 그 어떠한 행동이라도 모두 '반자본주의'적이며 '빨갱이'의 책동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근거로 삼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들의 행태는 전혀 자본주의적이지도 민주주의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자유주의적 경제 체계란 모든 기업이 공정한 틀에서 자유롭게 경쟁을 하는 것을 의미하며, 소수의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담합해서 시장을 움직이는 것을 막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보호주의적 대외 무역을 펼치지만,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그 어떤 나라보다도 강한 자유주의적 경쟁 풍토를 지닌 미국에 '반독점법'과 철저한 '금산분리정책'이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이것은 미국을 '소비자의 천국'으로 만든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우선 IMF 당시의 대한민국을 회상해보자. 사실 'Big deal'로 대표되는 김대중 정부의 경제 정책은 본질적 의미에서 자유주의 경제체계와는 거리가 1,000만 광년쯤은 멀리 떨어져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공적 자금을 미친듯이 쏟아붓고, 기업의 도산을 시장 경제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판단하여 기업간 사업체를 맞바꾸게 하는 'Big deal'은 엄밀히 말해서 '사회주의적 경제 정책'에 가깝다고 할 수 있으며, 또 다른 '정경유착'과 다름이 아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좌익'이라고 비판한 이들은 찾아본 적이 없다. '고 정주영 회장' '소떼 러쉬'를 보고 '대북 퍼주기'를 자행하는 '빨갱이'라고 우기는 이들은 있어도.
정말 재미있는 일이다. '사회주의적 계획 경제'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Big deal'은 좌파적 정책이라고 비난하지 않는 반면, '민족주의'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햇볕정책'은 좌파적 정책이라고 개거품을 문다. 미친다. 내가 이래서 내 자신이 '보수주의자'라고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이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을까봐.


본인은 이전의 글들을 통해서 누누히 밝힌바있지만 민주주의에 기초를 둔 자유주의 시장 경제를 신봉하는 자유주의자이다. 물론 민족주의적 경향은 떨어지므로 '정통 우익'이라고 할 수 없는 우익에 가까운 자유주의자이다. 그러므로 '자유 시장 경제 지향성을 보이는 보수주의자'로서 주장하건데 반드시 삼성 특검법을 통과시켜다오. 삼성이 행했다고 추정되는 작태들은 진실로 밝혀질 경우, 완전 경쟁을 상정하는 자유주의 시장 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다.[각주:4] 또한 동시에 이는 이러한 작태를 마감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이다. 이번 기회에 싹다까발려다오.

'이건희' 일가 구속=삼성의 멸망? 웃기지도 않는 소리는 하지도 마라.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한민국 국민에서 나오듯이, 삼성의 소유주는 주주에게 있다. 만약 에버랜드 전환 사채로 인한 순환 출자가 명확하게 불법이라고 밝혀진다면, '이건희' 일가는 '삼성'의 돈을 이용해서 주주의 권한을 강탈한 사기꾼과 다름이 없다. 그리고 이것은 '삼성'을 올바른 주주의 손에 돌려주는 것이 된다.

그래도 재벌 회장이 구속되면 기업이 흔들리니까 봐주자고? 그것은 '삼성' '삼성'에서 일하는 모든 임직원에 대한 모독이다. 삼성이 무슨 구멍 가게도 아니고, 임직원들이 다들 월급 타먹는 병신도 아닌데 '이건희' 회장 하나 대체할 인물이 없겠는가?
제발 부탁이다.
이번 기회에 다 밝혀보자.

  1. 여담이지만 고려대학교가 '민족 고대'라는 별명을 갖게된 것은 고려대학교가 NL 운동의 발원지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물론 해마다 운동경기로 친목을 다지는 연세대학교는 PD 운동의 핵심이었다. [본문으로]
  2. 물론 나치의 제3제국은 이를 근거로 오스트리아를 합병하였다. [본문으로]
  3.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축구 대표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미 이들은 다민족 국가가 된지 오래이다. 물론 '국민전선'의 '르펜'같은 이들은 인정하고 있지 않는다. [본문으로]
  4. 비자금을 통한 정경유착, 금산분리법의 폐지를 통한 순환 출자 구조로 유지되는 소수의 주식을 가진 이들의 기업지배, 불법 전환 사채를 통한 반자본주의적 기업 소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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