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nes 나랑 싸우자!

Review 2008. 2. 10. 22:00

오로지 음악파일이 140gb가 넘어간다는 이유만으로 iPod classic 160gb를 구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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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내에 고장나겠어? 1년 넘어가면 그때까지 최소한 10gb정도는 음악파일이 더 쌓여있을 것이고 300gb이상의 iPod 신형이 나와있겠지라는 생각에 ‘apple care? 그건 먹는거냐?’라는 심정으로 apple care는 애초부터 out of 안중.

 

어차피 애플 코리아의 가격 유지 정책은 워낙 뛰어난지라 제일 가격이 싼 곳이나 애플 스토어에서 구입하는거나 최대 2만원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니 그냥 명동 애플 체험 센터에서 질렀다. 평상시 컴퓨터의 calibration 주기를 4주로 맞춰놓고 알림이 뜰 때마다 acronis true image로 갈아엎는지라 이번에도 아무런 부담 없이 자료의 백업을 받아놓고 windows를 갈아엎은 후에 iPod을 연결해보았다.

 

SD card CF memoryslot에 넣기만 하면 동기화를 부르짖으며 달려드는 windows media player 11을 믿었기에 iTunes는 설치할 생각도 안했는데, 이거 묵묵부답이다. 으어억 예전의 creative Zen vision:M도 단번에 인식하고 덤비더니 iPod은 인식할 생각도하지 않는다. 젠장 ituines를 깔아야 하는 생각에 일단 컴퓨터에 설치하고 음악이 들어있던 폴더를 설정해 놓은 후 꽤나 시간이 지났기에 수면을 취하셨다.

 

그리고 다음날. 예전에 쓰던 MP3 playercreative Zen vision:M도 태그 기반의 MP3P였기에[각주:1] 미리 정리해둔 tag를 믿고 있었는데, 몇몇 한국곡과 KNHO[각주:2]의 전곡의 태그가 작살이 나있었다. 한국곡이야 그렇다치고 KNHO 전곡은 Russia web이라도 뒤져가며 따다 붙이기를 해야하나라는 생각에 망연자실하게 앉아 있다가 ID3 tag 전환 항목중 유니코드 복귀라는 항목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오 이것 마음에 드는데? 역시 사용자 편의성을 중시하는 apple인가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아무 생각없이

. . .

어차피 한참 걸릴 것 같기에 커피를 뽑아서 한손에 든채로 유유자적하게 자리에 앉으니, 멀쩡하던 한국곡의 tag도 다깨져있었다.
아놔 apple님하. 아무리 Windows가 유니코드 표준을 지멋대로 바꿔서 쓰신다지만, 크세르크세스 전하처럼 관대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그 정도 관용은 Creative lab.도 보여주는데 -_-;; 
14865곡 중 완전히 영어로 된 곡을 제외하고는 모든 태그가 박살.
속으로 한참동안 눈물을 흘리다가 인터넷 서치. 유사 증례가 있기에 읽어 봤더니 iTunes는 ID3 tag 지정하는 것의 sub menu중에 텍스트 변환 어쩌구하는 것이 있단다. 그래서 열심히 찾아봤는데.

그. 딴. 거. 없. 어.


설명해놓은 사람들의 어투상 추정해보기에 애플판 iTunes에만 있지롱. 움하하핫. 아놔 그냥 iPod팔아버리고 CDP를 새로 살까라고 고민을 하다가, 백업받아놓은 자료가 있었던 것을 깨닫고 내 문서 폴더안에 있던 모든 MP3을 날리고 다시 백업받은 하드디스크에서 모든 MP3를 덮어 씌웠다. 이 과정까지 소요된 시간 최소 5시간.

어차피 iTunes에 들어가는 순간 다시 KNHO의 태그는 작살날 것을 알기에, windows media player를 열어서 일단 KNHO의 앨범 제목을 모조리 메모장에 복사한 후에 google에서 곡명이 정리된 사이트를 찾아서 확인하고 다시 iTunes를 열어서 폴더와 연동시켰다. 1003개의 앨범 커버를 읽느라 버벅거릴 동안에 읽지도 못하는 러시아어와 사투를 벌이면서 태그 정리 시작. 일일이 복사해다 붙이느라 걸린 속도는... 끔찍하다. 최소 267번 ctrl+C ctrl+V를 눌렀다고 생각해봐. 어쨌건 아침에 일어나서 점심을 먹은 후에도 한창동안 태그 정리를 하다가 처음으로 iPod을 동기화 시킨 것이 4시쯤이었다. 나 연휴 마지막날 8시간 동안 뭐한거지? 차라리 공부라도 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라고 자조하며 동기화 버튼을 누르는데 이게 또 한 세월이다. 몰랐는데 140gb가 참 용량이 많은 거더라... -_- 일단 눌러놓고 조금 놀다가 저녁을 먹은 후에 동기화가 완료가 되었나 확인했다.

동기화 완료가 된 것을 확인하는데 연결을 해제하기 전에 우선 추출을 하란다. 예전 creative Zen Vision:M을 사용할 때에도 동기화 중에 바쁘다고 그냥 들고나갔다가 음악 파일이 하나도 안읽혀던 적이 있던지라 이거 빼지도 못하고 다시 무한 인터넷 검색을 했다. 물론 중간 중간에 계속해서 추출 버튼을 눌러주면서 -_-
찾은 것은

'뭐야 그거 무서워'


연결 해제 단계에서의 비슷한 증례는 수두룩하게 나오는데 추출 단계에서의 유사 증례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다시 한번 패닉 상태에 도달한 후에 내린 결론은 하나.
다시 동기화 하다가 중단시킨 후, 연결 해제를 시도해본다.

다행히도 이게 먹혔고
8시가 넘어서야 처음으로 음악을 들어보았다.

오늘의 결론
1. Apple은 듣. 던. 대. 로. 사용자 편의성은 좋다.
2. Apple은 역. 시. 나. 호환성이 저질이다.


  1. sound blaster라는 사운드 카드로 유명한 creative lab.가 tag 기반 정렬 user interface를 먼저 만들어내서, apple에 특허 소송을 걸어 꽤나 많은 돈을 뜯어냈다고 한다. 직접 써본 결과 성능 자체는 꽤나 좋은 편이고 적어도 sound processor chip자체는 iPod보다는 뛰어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런 사정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는 creative lab.의 제품이 apple 짝퉁처럼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으며 그 때문인지 세계 시장 점유율은 완전 안습이다. [본문으로]
  2. 소비에트 연방의 유명 rock band. 고려인 빅토르 최가 이끌던 band이다. 예전 러시아 문화원을 통해서 CD1장을 주문했는데 전 앨범이 MP3로 떠져있는 CD 2장을 보내줬다-_-; 러시아 여행 때 보니까 러시아는 그런 CD가 유행인 것 같더라. 음반점에서 그렇게 판다. 본래의 철자는 K+좌우가 뒤집힌 N+H+O 키릴 알파벳이라고 하던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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