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천안함 정국에 묻혀서 잠깐 한물간 주제기는 하다만 한번 풀어보자.

우선 혹시라도 시대에 뒤쳐지는 본인과 같은 이를 위한 참조 링크 먼저 확인할 것.

간단히 요약하자면 화장실에서 미화원에게 막말을 했고 이를 두고 따지는 미화원에게 욕설을 했다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그리고 미화원의 딸이 이를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고, 이 것이 공분을 불러 일으켜서 지금과 같은 사태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도대체 왜 이 사건이 문제가 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막말하는 인간이 문제란 것은 이해한다. 부모님 연배뻘에게 대든 것도 이해는 한다. 그런데 문제는 왜 이 사건이 사회적 이슈를 불러일으킬 정도의 파급력을 갖게 되었는가이다.

우선 내 입장을 양보해서 일종의 elite 집단[각주:1]인 대학생이 기본적인 교양도 갖추지 못한 채 미화원에게 막말을 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사회적인 이슈가 될 정도의 문제인가?

사회 어느 곳이건 기본적인 교양이 되어있지 않은 사람들은 있다. 성추행한 국회의원도 지역 실세로 대접받는 사회이고, 모든 국민의 평균적 수준을 대변하는 정치인들도 회기 때마다 이종 격투기와 걸죽한 입심을 자랑하는 사회이다. 그런데 과연 그 사람들이 했던 것과 하등 다를바 없는 행동을 한 이가 이토록 지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명 패륜녀라고 불리는 그 학생이 인격적으로 기본 수준 미달인 사람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 것에 휘둘려서 우리가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DC inside를 비롯한 일부 netizen들은 일명 신상 털기를 행하고 있고, 이미 그 사람의 신상 정보는 약간의 정보 검색력만 있다면 누구나 다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공개되어있다. 물론 그 것이 진짜 그 사람의 것인지는 차치하고서 말이다.

패륜녀 사건이 정말로 문제가 될만한 사건이라면 우리 사회 상식의 총화인 법에 그 판단을 맡기면 된다. 명예훼손죄가 성립되는지는 모르겠다만 성립한다면 이를 기초로 소송을 걸면 되는 것이다. 그 것이 싫다면 이를 제제할 수 있는 학교내 다른 기관에 중재를 요청하면 되는 것이고. 그러나 이미 패륜녀는 과도할 정도의 심판을 받고 있다. 아무런 권리도 없이 흥분한 제3자에 의해서.

제발 좀 세련되지자. 엄밀히 말해 제3자에게는 이 사건을 심판내릴 권한이 없다. 더군다나 한쪽의 의견만 듣고서 판단할 권리는 더더욱 없다. 하다못해 누구나 심판을 내릴 권한이 있다고 생각되는 범죄자에 대해서도 우리의 법정에서는 변호사를 둘 권리를 준다. 그런데 도대체 니들이 왜 설치는가?

패륜녀? 문제는 그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web상에서 미친 듯이 난도질을 당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무리들이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며, 이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호응하는 대중들이 더 문제이다. 그리고 아마도 더 큰 문제는 이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들이 널려있는 사회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사건이 더 큰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사회이다.

친환경 녹색 매직 어뢰도 있는 판국에 패륜녀가 대수인가?

P.S. 이러한 민중들이 문제라고해서 인터넷 실명제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상큼하게 웃으면서 가운데 손가락을 올려주자.
빈대 무서워서 초가삼간 태우냐?
  1. 본인도 한 때 대학생이었다만 대학생이 elite 집단이라는 것은 동의하기 힘들다. 글의 전제를 위해서 우선 대학생이 elite 집단이라고 세뇌를 한다음에 글을 읽어보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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