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애롭고 섬세하며 꼼꼼하신 우리의 제갈 명박 가카[각주:1]에게 헌정하는 대 인간계 가카 헌정 방송 '나는 꼼수다'가 방송을 시작한 것도 어느덧 22화, 호외편까지하면 23편에 도달했다. 가카가 퇴임하시는 그 날까지. 혹은 4명이 주르르 감옥에 갇히는 그 날까지[각주:2] 가카에 대한 치열한 헌정을 할 예정인 이 방송을 듣는 애청자로서 조금이나마 살림에 보탬이 되라고 한권 구입했다. 내가 주문한 책이 발간 2주도 안되었는데 벌써 6쇄인 것을 보면 '나는 꼼수다' 열풍이 대단함과 동시에 가카와 그 똘마니들이 대한민국 사회를 어느 정도나 복고시켰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책 내용은 사실 '나는 꼼수다'를 들었던 이들이라면 어느 정도는 재탕이라는 느낌을 받을지 모르겠다. 물론 저술의 시기는 '나는 꼼수다' 시작 보다 먼저라고 되어있기는 하지만, 어찌되었건 결과론적으로 보았을 때 이 책이 더 늦게 발간된 것은 사실이니까. 허나 활자 매체와 청각 매체의 느낌은 다르다. 같은 어법이긴 하지만 좀더 정제되었다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이 것이 본인의 착각이라고 한다면 부인할 수는 없지만.

사실 김어준은 굉장히 현실적인 통찰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본인은 김어준식 표현대로라면 '꼴리는 대로 산다 씨바' 스러운 생활을 보여주는 특이한 인물이다. 한창 딴지일보가 초창기의 엽기 열풍에 힘입어 막대한 도메인 가치를 지니고 팔라는 제의를 받았을 때도 팔지않고 버티다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만에 거의 말아먹을 뻔한 길을 걸었다. 그러다 우리 하해와 같은 가카의 성은으로 최근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이 정도의 삶의 궤적만 놓고 본다면 현실적인 면에는 초연한 약간은 이상적인 생활관을 지니고 산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웃기는 점은, 그의 모든 주장은 사람은 욕망으로 움직인다는 점을 절대로 부정하지 않으며 적극적으로 긍정한다는 전제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머리로는 이상을 부르짖으나 삶은 적당히 타협해서 사는 사람은 많이 보아왔다. 아니면 입으로는 이상적인 진보적 가치관을 부르짖으면서 삶도 진보적이라고 알려진 고고한 삶의 자세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전자보다는 적지만 어느 정도는 보아왔고. 그러나 개개인은 철저히 본능에따라 움직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면서 삶의 궤적만 보아서는 그런 이들과는 전혀 동떨어지는 듯하게 사는 이는 내가 본 이 중에서는 김어준이 유일한 것 같다[각주:3]

물론 이러한 그 삶의 궤적은 어느 정도 그의 삶의 진정성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이것이 그가 반드시 진실을 말한다고 여기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 그것은 믿음의 영역이지 논리의 영역이 아니므로. 분명히 억지도 부리고 진중권 같은[각주:4] 이들이 보았을 때는 진보의 가치를 폄훼하는 행위로 보이는 주장도 태연히 한다. 또한 큰 틀에서 본다면 사실상 비판적 지지 담론과 일맥 상통한다는 점도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주장하는 것들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이 것이 그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김어준의 재능은 다른 것이 아니라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나쁜 놈이라고 생각되는 놈에게 빅엿을 선사하는데에서 가장 큰 재능을 보여왔기 때문이며, 이는 이미 본인도 이전의 글들에서 수차례 밝혀왔던 것처럼 국민이 개새끼고, 정치인의 병신같은 정도는 그 나라 국민들의 평균적인 병신같음의 척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득권 세력에 도전하는 데 있어서는 그의 재능만큼 적함한 것이 없다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왜냐고? 대다수의 국민이 이해를 하지 못하는 철학적 언어로 설득을 하는 것보다는, 저 새끼가 졸라 나쁜 놈이야 씨바라는 것을 설득하는 편이 현실적으로 좀 더 도움이 될테니 말이다.

어찌되었건 궁극적으로 정치적 스탠스는 달라지겠지만 보수를 자칭하는 기회주의적, 반자본주의적, 반자유주의적 세력이 척결되어야, 본인같은 자유주의적 보수주의 우파인 나도 당당히 보수주의자라고 말을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기에 본인도 그러한 날이 오기까지 그의 정치적 견해에 일부 비판적 지지를 보낸다.

고맙다 씨바.

P.S. 아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김어준이 이 책의 마지막에 한 가장 중요한 한마디는 절대 동의 못하겠다.
  1. 과연 천하삼분지계는 언제 완성될지 궁금하다. [본문으로]
  2. 물론 가카가 절대 그럴 분은 아니다. [본문으로]
  3. 물론 김어준이 돈보다는 사회적 영향력의 강화에 더 우선 가치를 두는 사람이라는 점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말고. [본문으로]
  4. 진중권 같은 이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일반적인 민중이 생각하기에 진보 진영의 꼬장꼬장한 호전적인 논객의 이미지를 대변하기 위해 사용한 인물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진중권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는 굉장히 높게 인정하는 편이다. 대중문화에 대한 미학적 관점은 본인의 가치관가는 약간 어긋나긴 하지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