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서적이라고 함은 누구나 다 알고는 있지만, 대부분은 읽지 않은 것을 의미할 것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고전은 무덤 속에 파묻혀서 고전의 권위라는 것 외에는 그 어떠한 것도 우리의 실생활에 간섭을 하지 않는다. 짜라투스트라가 어떻게 말하건, 공자가 '배우고 또 때로 익히면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라고 지껄이건 간에 생활인으로서 접하게 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전 중에서도 현재까지 무덤에서 파헤쳐 꺼내져, 경제지의 논조를 장식하는 이쁜 골동품으로 사용되는 서적이 있으니 흔히 '국부론'으로 알려진 아담 스미스의 고전 경제학이다. 

 

워낙에 재벌들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려고 할 때마다 경제 찌라시 및 자칭 보수 신문들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을 운운하며 '규제 껒엉 ㅋ'를 날려대는지라, 당연히 본인도 그런 논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러한 무지에 근거한 편견이 고 아담 스미스 선생에 대한 심각한 결례임을 깨닫게 되었으며, 당연히 이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리는 바이다.  



"정말 미안하다!" 

 

아마도 이러한 무지에 기초한 편견은 본인이 이미 중상주의 - 자유주의 - 맑스-레닌 주의 - 케인즈 주의 - 신자유주의 등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온갖 경제학적 조류를 거치며 사회 전반적으로 적립된 시각에 기초를 둔 것이 원인일 것으로 생각된다. 20세기말-21세기의 초의 관점으로 18세기 유럽 열강이 식민지를 수탈하며 지내던 시대에 대한 비판에만 안주했던 것이 아닐까? 

 

분명 그 시기의 그레이트 브리튼은 식민지를 수탈하며 '수출이 곧 국력이다.'를 외치던 중상주의 시대였다는 점을 완전히 망각했던 것이다. 그 당시에 '보이지 않는 손'을 주장하며 자유 경쟁을 부르짖던 아담 스미스는 아마 모르긴 몰라도 요즘 시대에 느끼기로는 전국민의 강제적 평등[각주:1]을 부르짖던 공산주의를 보는 느낌이 아니었을까? 

 

더군다나 이러한 아담 스미스의 중상주의에 대한 비판은 항상 대상인의 이익에 봉사하며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정부에 대한 비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즉, '보이지 않는 손'을 운운하며 중소 기업의 씨를 말리려는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비판하는 것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외치면서 무슬림을 도축하던 십자군이나 다름 없는 자가 당착이다.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미 200년이 훌쩍 넘은 시기에 경제 체계와 정부의 문제점이라고 아담 스미스가 역설하던 것들 가운데, 현대의 대한민국과 경제지에서 주장하는 논조에 해당하는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미친 중상주의 자칭 보수주의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팔아서 빈약한 논리를 보강하려는 것을 본다면 아마 관뚜껑을 박차고 튀어나오지 않을까? 



  1. 계급을 타파하지도, 그렇다고 평등하지도 않았지만 [본문으로]
  2. 그 유명한 보이지 않는 손이다. 그러나 이 문장이 나오게 되는 배경은 당시 영국의 제조업자 및 수출상에게만 압도적으로 유리한 규제를 펼치면서 그 원자재 생산자 및 소상공인들이 정부의 의도에 의해 큰 손해를 입게되는 것을 비판하며 나온 항목이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건데? [본문으로]
  3. 영국식 유머의 진수가 녹아있지 않나 싶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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