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라는 직업이 사회의 온갖 군상을 다 만나는 직업이지만 유독 무례하게 구는 분들이 있다. 그리고 다수는 자신이 무례하다는 생각을 못한다. 무례한 발언을 툭툭 던지고,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면서도 자신은 무례한 것이 아니라 시원하게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떤 사건의 피해자가 그 가해자의 잘못을 기꺼이 용서하는 것은 시원하고 대범하게 용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아무런 처벌 없이 용서하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다. 갑이 을의 실수에 대해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넘어간다면 시원한 대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갑이 을에게 실수하고 그냥 넘어가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다.

환자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질병 및 현재 상태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시원하게 요구하는 것은 환자로서의 정당한 요구이다. 그리고 의학적 범위 내에서 권유한 치료법에 대해 선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자신의 진단서를 기준에 맞지 않게 틀리게 작성해달라고 시원스럽게 요구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다. 더군다나 자신의 감정을 집어넣어 상대방을 감방에 쳐넣도록 길게 작성해달라고 땡깡을 부리는 행동은 의사에게 한 사람의 인생을 시원하게 망쳐달라고 요구하는 악질적인 행동이다. 의사는 현재 환자의 상태에 대해 의학적인 판단을 내리는 존재이지 법적인 잘못을 따지는 법관이 아니며, 가해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점술사도 아니다.


동거하는 남자에게 목이 졸렸다면 그 상황을 증명하는 것은 피해자와 검사의 몫이다. 의사는 목이 졸린 것으로 인해 발생한 의학적 손상을 판단하는 역할로서 제 의무를 다한 것이다. 왜 목이 졸렸는데 2주밖에 안써주냐고 지랄하던 20대 초반의 미친 년이 빡치게 해서 쓰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