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선거구가 헌법 정신에 일치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온 가운데 당장 선거구를 개편해야 할 판국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새정치연합의 문제인 대표는 국회의원 400명으로 늘려야된다고 발언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간지 빠지게 발언을 철회하였다. 국민 감정상 국회의원을 늘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정치에 별 관심이 없거나, 깊게 고민하지 않는 대다수의 시민들은 국회의원이 맨날 놀고 먹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에 따라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판국이다. 당장 오늘 발표된 여론 조사 결과만 보아도 약 절반 정도가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국회 의원은 놀고 먹는 자리인가? 그렇다면 왜 우리는 국회를 유지하는가?


타자가 쓰는 글이 항상 그렇듯 머나먼 과거로 돌아 가보자. 대다수의 고대 국가는 초기 제정일치의 신정 국가[각주:1]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다, 정치 제도의 발달에 의해 부자 세습제를 근간으로 하는 왕정 국가의 길[각주:2]을 걷게 된다. 그리고 이 국가의 지도자들은 그 당시 권력의 기반이던 정통성의 문제에 항상 얽매여 있었다.

신정 국가에서 지도자의 정통성이란 신의 은총에 달려 있다. 지금 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지만 기적 혹은 이적으로 표현 가능한 신의 은총을 받은 정도가 지도자를 선출하는 기준이 되었다. 고대 중국의 요 임금, 순 임금, 우 임금은 치수를 하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왕이 되었으며, 성경의 모세는 홍해를 가르는 기적을 보이며 출애굽의 지도자가 되었고, 신라의 남해 차차웅은 귀신을 부리고 제어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며, 이슬람의 무함마드는 최후의 선지자이자 사도[각주:3]로서 고대 이슬람 제국을 세웠다. 뭐 실제로 저런 기적들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만, 기적이야 확률적으로 극히 불가능한 일을 해내는 것이 기적이고 당연히 저런 기적을 모든 지도자가 다 해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하여 후대로 갈 수록 그 전임 지도자의 Y 염색체에 정통성을 둔 왕정 국가로 변모하게 된다.

물론 모든 왕정 국가가 전임 지도자의 Y 염색체에 정통성을 둔 것은 아니다. 신성하지도 않고, 로마도 아니며, 제국도 아닌 신성 로마 제국은 선제후의 투표에 따라 황제가 결정되기도 하였으며, 카롤루스 카롤링거[각주:4]의 칼의 세례를 받지 않았던 영국이나 스페인[각주:5]과 같은 유럽의 변방은 살리카 법에 따르지 않아 여성의 왕위 계승을 인정하기도 하였으며, 고대 신라는 서로 다른 성씨끼리 왕위가 계승[각주:6]되기도 하였고 심지어 여왕[각주:7]도 즉위했었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에 따라서 부자 세습을 기초로 한 중앙 집권화된 국가의 세력이 점차 커지게 되고, 일부 국가[각주:8]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왕정 국가는 장자를 우선[각주:9]으로 하는 부자 세습 왕정 국가 체계를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왕과 왕이 될 이의 Y 염색체의 순수성은 현대인이 보기에는 강박적으로 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강조된다. 한반도의 왕조와 중국을 비롯한 고대 중국 왕조는 오로지 왕/황제하고만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수많은 후궁[각주:10]들을 두었고, 이 후궁들의 거처는 왕/황제를 제외하고는 오로지 여자와 거세한 남자들만을 상주시켰다. 후대의 이슬람 제국인 오스만 투르크 제국도 이와 유사하게 술탄 외에는 어떠한 남자도 들어갈 수 없는 하렘을 만들었으며, 서구의 여러 영주들은 영지를 비울 때 성관계를 맺지 못하도록 자신의 아내에게 정조대를 착용[각주:11]시키며, 아프리카와 중동의 일부 지방에서는 이러한 풍습이 현대까지도 이어져서 여성들에게 할례[각주:12]를 강권하고 있다.

중국 대륙 최초의 황제가 된 진 시황제 영정은 사실상 친부가 진 장양왕이 아닌 여불위라는 소문이 있어, 당시 이러한 소문을 이용하여 정통성이 없는 왕조이니 무너뜨려야 된다고 선동하기도 했었고, 고려 - 조선 왕조 교체기에는 우왕은 공민왕의 아들이 아닌 신돈의 아들이므로 정통성이 없고, 창왕은 그러한 우왕의 아들이므로 마찬가지로 정통성이 없다면서 폐위되기도 하였으니 어찌 보면 저런 강박증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영국-프랑스-미국의 근대적 민주주의 혁명 이후 민주공화정이 주요 정치 체계로 잡히면서 Y 염색체의 순수성에 바탕을 둔 왕정 시대의 정통성[각주:13]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된다. 이제 정통성은 Y 염색체가 아닌 선거로 대표되는 시민들의 선택에 기반을 두게 된 것이다.


현대의 민주공화정제는 국가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 두 형태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미국, 프랑스의 대통령 중심제와 영국, 독일을 비롯한 의원 내각제가 그것이다. 세세하게 분류하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권력의 정통성 측면에서 보자면 저 두 형태의 가장 큰 차이는 행정 권력이 입법 권력과 완벽히 분리가 되었는가, 아니면 밀접하게 연관이 되었는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 중심제 국가는 국가 수반인 대통령을 입법부인 국회와 상관없이 따로 선출하지만, 의원 내각제 국가는 국가 수반인 총리를 입법부인 국회의 원내 최다수당에서 선출하게 된다.

원칙적으로만 따지면 대통령 중심제가 행정부와 입법부의 상호 견제에 있어 유리하므로 이러한 체제가 좀 더 민주주의 원리상 옳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앞서 했던 말을 다시 생각해 보자. 민주공화정제에서 권력의 정통성은 선거로 대표되는 시민들의 선택에 기반을 둔다. 한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선거구에서 선출된 국회의원과 전국을 기반으로 하는 선거구에서 선출된 대통령을 비교했을 때 과연 행정 권력과 입법 권력이 서로를 동등하게 견제할 수 있을까?[각주:14] 그를 지지한다고 추정되는 시민들의 숫자 자체가 압도적으로 다른데? 더군다나 대통령은 대선으로 선출된 행정 권력을 오롯이 혼자 독차지하며, 국회의원은 총선으로 선출된 입법 권력을 약 300여명이 나눠서 지분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국회의원끼리는 과연 서로 동등한 권력을 가지고 있을까? 원칙적으로는 국회의원은 각 개인이 개별적 헌법 기관이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예선인 소속 정당의 공천을 받아서 통과해야 한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러한 공천을 할 수 있는 권리는, 현실적으로 여러 번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 권력 기반이 튼튼하다고 알려진 다선 의원들간 역학 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각주:15]이다. 물론 이는 의원 내각제 국가에서도 유사하게 발생한다. 그렇다면 재선 여부를 제외하고 본다면 어떨까?

똑같은 국회의원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인식하는 정도는 각기 다르다. 이 인지도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활약 및 추태에 따라 결정되기도 하지만, 지역구에 따라서 갈리기도 한다. 흔히 정치 1번지라고 하는 종로구의 국회의원은 대부분 정당간 총력을 기울여서 후보를 선출하는 반면, 속된 말로 어느 당의 텃밭이라고 취급하는 지역의 국회의원은 떨어질 것 같은 다선 의원 안심 상품으로 쓰이거나 지역 토호의 로비의 성과로 취급된다.

그리고 또 한가지 변수가 있다. 각 선거구의 사람 숫자, 엄밀히 따지면 몇 명에게 선택 받았는가 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대통령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선택 여부를 물었기에 한낱 국회의원과는 권력의 크기가 다르다. 그리고 같은 국회의원이 재선 여부나 인지도 등에서 동일한 정도라고 가정하더라도 그가 사람이 많은 지역구에서 당선되었는가 아니면 사람이 적은 지역구에서 당선되었는가에 따라서 권력의 크기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 헌법재판소는 각 지역구별 인구 격차를 최대 인구 선거구 투표인수:최소 인구 선거구 투표인수를 2대 1이하로 줄이라고 명령한 것이다. 이게 왜 문제가 되는 것인가?


국회의원의 권력을 기준으로 본다면 사실 이 인구수 차이는 줄이나 마나 별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시민의 기준으로 생각 해보자. 만약 내가 나 혼자의 의견으로 국회의원을 선출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나의 권력은 최소한 국회의원의 것과 같거나 그 이상이 될 것이다. 국회의원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국회의원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만약 국회의원을 뽑을 수 있는 권력이 3명에게로 나눠져 있고 내가 그 3명중 1명이라고 치면 내가 갖는 권력은 약 1/2 정도이거나 0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 것[각주:16]이다. 만약 그 인원이 10명이라면? 선택지가 2개 이상으로 갈릴 수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거의 1/10 정도[각주:17]라고 가정하면 될 것이다. 그 인원이 10,000명이라면 담합과 같은 행동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므로 약 1/10,000의 힘을 가질 것[각주:18]이고, 30,000명이라면 약 1/30,000의 힘을 가질 것이다. 분명히 국가는 동등한 투표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실제 행사하는 시민의 권력은 선거구 내의 인구수에 따라 차이가 난다. 당연히 이는 불평등한 투표권의 배분이라고 볼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는 완전히 동등한 인구의 선거구를 나누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그 격차라도 2배가 넘어가지 않도록 줄이라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입장인 것이다.

이에 따른 선거구 재개편 방법은 당연히 두 가지로 나뉠 것이다. 인구가 적은 선거구를 합쳐서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거나, 인구가 많은 선거구를 나눠서 국회의원 숫자를 늘리는 방안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약 절반 정도의 국민이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라고 스스로를 옭아매는 선택을 하고 있다. 이게 왜 옭아매는 선택인가?


다시 한번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나눠서 생각 해보자. 앞서 대통령은 유일한 행정 권력의 수반이며, 국회의원은 약 300여명으로 나뉜 입법 권력의 행사자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만약에 국회의원을 대통령처럼 단 1명만 뽑는다고 가정 해보자. 이 때 권력의 추는 어느 쪽으로 기울게 될까? '그래도 대통령이 세지 않나?'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을 것 같은데, 타자 본인이 보았을 때 이건 국회의원의 압승이다. 현행 대통령제는 국회 해산 명령[각주:19]을 내릴 수 없다. 그리고 국회의원은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 아니 굳이 탄핵까지 가지 않더라도 대통령의 권력을 제한하는 법들을 만들어서 옭아매면 된다. 행정부의 권력도 입법부가 만든 법의 테두리 내에서만 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같은 국회의원을 뽑더라도 인구수가 많은 선거구의 시민이 인구수가 적은 선거구의 시민보다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투표권이 적다고 했다. 같은 논리로 국회의원의 수가 줄어들수록, 각 개별 국회의원의 권력은 커질 것이고 선거구의 인구수는 늘어나므로 시민의 투표권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왜 스스로 자신의 권력을 내려놓으려 하는가?


좋다. 권력의 정통성은 머리 아픈 문제니까 말초적으로 가보자. 뉴스에 보도되면 저래서 정치하는 새끼들은 다 잡아 족쳐야 한다고 흥분하는 뇌물 사건을 가정 해보자. 뇌물이란 어떤 일의 이해 당사자가, 그 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누군가에게,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영향력을 미칠 것을 전제하에 주는 이득을 의미한다. 이것이 건설업체 사장이 자신과 친한 의사에게 주는 1,000만원짜리 시계는 뇌물이 되지 않지만, 시청 개발과 직원에게 주는 100만원짜리 한우 셋트가 뇌물이 되는 이유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뇌물을 바쳐야 되는 사람의 수가 적을 수록 로비는 쉬워 진다.

만약 대한민국의 국호를 '고령박씨헬죠센'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집단이 있다고 치자. 대한민국의 국호는 헌법에 정해져 있으므로 저 국호 하나 바꾸는 것도 개헌 절차를 거쳐야 하며, 당연히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즉, 저 집단은 전국민을 상대로 로비를 해야 하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만약 재건축 규제를 완전히 풀 수 있는 법안을 만들기를 원하는 집단이 있다면 어떨까? 원칙적으로는 국회의원 중 과반수 이상에게만 확실히 로비[각주:20]하면 끝이다. 그리고 이러한 로비를 받는 국회의원은 그 수가 적으면 적을 수록 자신이 휘두를 수 있는 권력이 늘어날 것이다.

이를 볼 때, 국회의원의 숫자가 늘어날 수록 국민 개개인의 의지가 반영될 수 있는 힘이 늘어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왜 국민들은 이를 반대하는가? 이러한 점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교육 과정, 양비론을 부추기며 정치 혐오를 선동하는 기득권과 그 언론의 역할도 작지 않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국회의원은 놀면서 돈받아 먹는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과연 국회의원이 놀면서 돈 받아먹는 집단일까?



며칠전 인터넷에 올라와서 여러 사람의 공감을 받은 사진이다. 이걸 블랙 코미디로 받아 들이는 사람이 많다면 좋겠지만, 문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에 열렬히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며, 직접 저 방송을 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방송에서도 이에 대한 반박[각주:21]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는 것이다. 이를 볼 때, 대다수의 국민들은 국회는 별 필요 없는 집단이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법치주의를 표방하는 민주공화제 국가이다. 원칙적으로 우리의 모든 삶은 법에 의해 제한되어야 한다. 시대의 발전 속도가 느리던 고대 농경 사회도 아니고, 수없이 많은 기술의 발달에 따라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의 변화 속도에 맞춰서 법은 계속해서 만들어 지고 개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모 기업이 잘하는 법에 규정 되지 않은 행위이므로 불법은 아니지만 심정으로는 불법 같은 온갖 편법 행위들이 판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볼 때 국회의원의 업무는 점차 늘어야 할 것이고 자연스레 놀고 먹는 국회의원은 없어져야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가?


실제로 제대로 국회의원 활동을 하려면 24시간 내내 붙어서 처리해도 힘들 정도로 업무량이 많다고 한다. 원칙적으로는 국회의원 개개인이 자신이 원하는 법률을 발의하고, 이런 식으로 발의된 모든 입법 사항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이를 검토하여 법안을 찬성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모든 분야를 모두 전문가처럼 취급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회기 중에 처리해야 할 법안은 수백건이 넘어간다.

이를 처리하기 위해 국회의원 개개인에게는 국가에서 월급을 지급하는 보좌관들이 붙어 있지만 이를 감안해도 실제 저 많은 입법 사항을 모두 살피기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도 여러 분야의 상임 위원회[각주:22]를 두고, 각 분야의 전문가 출신 혹은 관심 있는 국회의원들이 위원회에 들어가 해당 분야의 법률을 검토하고 이를 소속 정당에 설명하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표결에 붙이게 된다. 즉 자기가 소속된 위원회 담당 법률이 아니면 거의 모른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무량이 방대하다고 한다.

더군다나 입법 활동만 하는가? 국정 감사 기간에는 국정 감사도 준비해야 하고, 지역구 관리를 위해서 지역 행사에도 참가해야 하며, 다음 공천권을 위해서 모임도 가져야 한다. 열심히 하려면 한도가 없지만 어차피 모두 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차라리 다음 공천권 혹은 더 큰 권력을 위한 정치 활동에만 치중하고 입법 활동은 팽개쳐 두겠다는 것이 아마 솔직한 국회의원들의 속마음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은 이미 어느 정도 권력 기반이 있는 국회 의원일 수록 커지는 경향[각주:23]이 있다. 이는 올바르지 않다.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인 입법에 등한시하는 이들이 더 큰 권력을 가지게 되는 행위가 과연 올바른 것인가?


현대 사회의 거의 유일한 패권 국가인 미국으로 잠깐 눈을 돌려 보자. 미국의 국회에는 우리와 다른 여러 보조 기관이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 미국 의회예산처, 미국 연방회계감사원, 기술평가원이 흔히 말하는 미국 의회 4대 입법보조기관이라 불리는데 이는 일종의 공무원이지만 당파적 이익을 초월하여 국회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를 조사하고 정리하여 보고하는 집단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즉 현재 대한민국에서 대부분 보좌관 혹은 각 소속 정당의 정치 연구소에서 하는 일[각주:24]을 국가 차원에서 용역을 받아 행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 입법보조기관은 자체 조사권도 가지고 있어서 수시로 각 분야의 상태를 점검[각주:25]하고 국회에 보고하여 이에 대한 개선을 요청하도록 국회의원을 돕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물론 이것도 전문가에 의해서 입법의 흐름이 좌우될 수 있다는 단점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애초에 뭔 소린지도 몰라서 멍때리고 있다가 보좌관이 가지고 온 메모를 보고 헛소리를 하는 것 보다야 더 뛰어나다고 볼 수 밖에 없지 않나?


현재 상태에서 대한민국 국회는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며, 여러 입법보조기관 및 감사보조기관의 신설을 통해 지금보다 기능을 더 강화하고 국회의원의 숫자는 더 늘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에 대한 견제를 위해서 발의 입법 건수 및 가결 입법 건수를 최소 국회 회기 동안이라도 언론을 통해서 강제적으로 송출해야 한다고 본다. 정 하기 싫으면 적어도 공중파 뉴스 전, 지역구 별 지역 방송을 통해서라도 5분이상 뿌려야 할 것이다.

현대 사회는 급변하고 있고, 이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강하고 근면한 국회가 필수이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게으른 국회의원을 만든 것은 언론과 이에 부화뇌동하는 시민이다. 제발 부탁이니 국회의원의 수를 늘려라.


  1. 초기 신라의 역사를 보면 비범한 출생의 박혁거세가 나라를 세우고 혁거세 거서간의 자리에 오르며, 이후 이를 아들인 남해 차차웅에게 물려준다. 이 차차웅이라는 칭호는 그 당시 무당을 일컫는 칭호로서 아직 신정 국가의 형태를 보임을 알 수 있다. 그 이후 칭호는 당시 이빨이 많은 사람이 지혜롭다는 속설을 따라 왕이 된 유리 이사금의 칭호 이사금이다. 초기 신라의 지배자의 칭호를 보았을 때, 시간의 경과에 따라 신정 국가에서 세속 국가로의 이양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겠다. [본문으로]
  2. 가장 최근래에 일어난 신정 국가 - 세속 왕정 국가의 길을 걸었던 국가가 고대 이슬람 국가이다. 무함마드를 교종이자 태조로 삼아 일어난 이슬람 국가는 정통 칼리파 시대를 거치면서 점차 세속 국가화 된다. [본문으로]
  3. 이 부분이 중세 크리스찬과 이슬람의 피터지는 싸움의 원인이 되었다. 크리스찬의 기준으로는 예수는 삼위일체설에 따라 곧 신의 독생자이자 신 그 자체 였으며, 먼 훗날 최후의 심판이 다가올 때까지 재림하지 않는 존재이므로 예수 이후의 사도란 있을 수 없다. 이슬람은 예수가 위대한 신의 사도임은 인정하나 신의 독생자는 아니며, 최후의 선지자는 무함마드이다. 일종의 교리 해석의 차이로 수백년을 피로 피를 씻는 관계를 형성해 온 것이다. [본문으로]
  4. Carolus Magnus Carolinger. 흔히 샤를 마뉴 대제라고 불리는 프랑크 -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이다. 엄밀히 따지면 Magnus, 마뉴가 위대하다는 뜻을 나타내므로 샤를 마뉴 대제는 동어 반복이다. [본문으로]
  5. 프랑크 왕국 시기의 스페인은 이슬람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후 크리스찬에 의한 스페인에서의 이슬람 격퇴가 재정복 레콩키스타이다. 이 영향으로 이베리아 반도는 피레네 산맥으로 나눠지는 프랑스와 사뭇 다른 문화적 특성을 지닌다. [본문으로]
  6. 박혁거세 거서간 - 석탈해 차차웅 - 김미추 이사금의 후손들 끼리 서로 돌려먹었다. [본문으로]
  7. 선덕여왕, 진덕여왕, 진성여왕 [본문으로]
  8. 신성 로마 제국은 멸망 전까지 계속해서 선제후에 의한 선출 국가였다. [본문으로]
  9. 장자 우선 상속이 아닌 국가 중 가장 유명한 예가 원 제국의 성립 이전 몽골로, 사실상 몽골은 원칙적으로 균분 상속에 가까운 말자 상속제였다. 즉 막내가 물려받는 것인데, 사실상 그 위의 형들은 성인이 되면서 재산의 일부를 떼어 받아 먼저 독립을 한 것에 가깝다. 막내는 부모의 임종까지 옆에서 지키다 임종과 동시에 재산을 물려 받았던 것이다. 대칸국인 원과 일 칸국, 오고타이 칸국, 차가타이 칸국, 킵차크 칸국 등 4대 칸국과의 관계를 비교하면 엄밀하지는 않지만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본문으로]
  10. 남자는 물론이고 여성끼리의 성관계도 들키면 처벌받았다. [본문으로]
  11. 영주의 아내들은 당연히 영주가 떠나면 열쇠를 만들어 풀고 신나게 즐겼다고 한다. [본문으로]
  12. 성욕이 생기면 정조를 잃을 수 밖에 없다는 논리로 주요 성감대인 클리토리스를 절제하거나, 아예 질 입구를 얼기설기 실을 이용하여 봉합한다. 이 봉합한 실은 결혼한 첫날 남편이 제거한다. 여성의 신체를 유린하는 악습이라고 볼 수 있다. [본문으로]
  13. 아직 중동의 왕정 국가들이 있으므로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본문으로]
  14. 이 점이 대통령 중심제를 비판하는 중요한 지점이기도하며, 현실적으로 미국과 프랑스를 제외한 대다수의 대통령 중심제 국가의 정치 체계가 뒤떨어져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대통령 중심제는 의원 내각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독재자가 나타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15. 이전 친이계의 친박계 공천 학살이니, 민주당의 계파간 공천 다툼이니 하는 뉴스들을 생각해보자. [본문으로]
  16. 내가 다수파라면 다른 다수파 한 명과 권력을 누구에게 줄지 상의를 해야 할 것이고, 내가 소수파라면 내가 갖는 힘이 의미가 없으므로. [본문으로]
  17. 물론 담합 등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확한 것은 아니다. [본문으로]
  18. 이 정도면 사실상 담합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언론 통제를 이용한 담합이 이루어진다. [본문으로]
  19. 국회 해산 명령은 원칙적으로 의원 내각제에서 할 수 있는 권력 행사다. 의원 내각제 체제에서는 내각 불신임이라는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 장치와 국회 해산이라는 행정부와 입법부 견제 장치가 있다. 당연히 이러한 상황까지 가면 둘 중 한가지만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입법부가 새로 선출되며 이에 따른 총리도 새로 결정되기 마련이다. [본문으로]
  20. 물론 현실적으로는 재선을 생각해야 하는 국회의원의 입지와 뇌물을 받다 걸렸을 때 발생하는 형사적 처벌 때문에 불가능 할 것이다. 아마도. [본문으로]
  21. 국회의원은 놀고 먹는 직업이 아니라는 반박이다. 혹시 내가 틀렸다면 지적바란다. [본문으로]
  22. 뉴스에 나오는 법사위, 예결위 등이 이러한 것들이다. [본문으로]
  23. 역설적이지만 국회의원 정족수 증가를 주장한 문제인 의원은 발의 건수가 0건이다. 지지자이기는 하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정당한 역할을 했는가라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본문으로]
  24. 대한민국 국회에도 입법조사처라는 기관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존재감은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본문으로]
  25. 우리가 국정 감사 기간을 두고 집중적으로 한다면, 미국은 이들 기구를 통해 계속해서 국정 감사를 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