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나무위키, 평화의 댐 클릭시 출처로 연결


1986년 10월. 

필자가 아직 꼬꼬마 시절이던 시기의 일이다.


29만원으로 지금까지 호화 생활을 즐기고 계신 화수분의 주인, 12. 12. 군사 반란의 지도자, 장충 체육관의 지배자, 광주의 학살자, 두족류의 황제, 제5공화국의 국가 원수이신 전땅크 각하는 놀라운 첩보를 입수한다. 항상 한반도 적화 통일의 야욕을 감추지 않고 호시탐탐 대한민국을 노리는 북괴의 수장 혹부리우스 김일성이 금강산 댐을 건설하여 1988년 서울 올림픽에 맞춰 200억톤의 수공을 펼친다는 것이다. 


이 200억톤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아마 체감이 오지 않을 것이다. 본인도 그러니까. 그래서 얼핏 검색[각주:1]을 해보았더니 Hoover dam[각주:2], Three gorgeous dam[각주:3]을 제외하고 검색되는 것이 Geumgangsan dam, Peace dam 외에는 없다. 만약 구글의 검색 결과가 정확하다고 가정한다면, 비록 최근작에는 나오지 못했지만 문명 3에서 짓기만 하면 전 국토의 발전소가 필요 없어지는 후버 댐, 그리고 문명 4에서 유사한 역할을 하던 쌴샤 댐에 이어 world wonder[각주:4]까지는 못되어도 national wonder[각주:5] 쯤은 될 수 있는 금강산 댐을 북괴가 짓고 있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것이 수력 발전 등의 용도도 아니고 올림픽 시즌에 맞춘 영혼의 한타를 치기 위해 만드는 일회용 댐이라니! 역시 고구려의 을지문덕 장군께서 살수에서 수공으로 수나라 짱깨들을 물리치고[각주:6], 고려의 강감찬 장군께서 귀주에서 수공으로 거란 오랑캐를 물리쳤던[각주:7] 이들의 후손답다. 


이에 화들짝 놀란, 당시 한반도의 찬탈자였던 화수분의 주인, 12. 12. 군사 반란의 지도자, 장충 체육관의 지배자, 광주의 학살자, 두족류의 황제, 제5공화국의 국가 원수이신 전땅크 각하께서는 부랴부랴 토목과 교수들에게 북괴의 수공이 일어날 경우를 상정해서 결과를 내어놓으라고 하였고, 이는 인류 초기에 있었던 대재앙이 한반도에서 재현됨을 보여주었다. 서울 시내보이지 않는 벽이 쳐져있는 수조의 형태이고, 북한강 이 수조에 물을 공급하는 밀폐된 수도관의 형태라고 가정하였을 때[각주:8], 당시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던 63빌딩이 절반이나 잠긴다는 것이다. 


아마 그 전대인 만주군의 마사오, 5.16의 불행한 군인, 제4공화국의 주인, 유신의 지배자, 반신반인의 다카키 각하였다면 이에 격노하여 친히 땅크를 몰고 주석궁을 점령하러 가셨겠으나, 전땅크 각하는 하필 고향이 경남이라 경북 출신이신 다카키 각하보다 훨씬 추위에 약하셔서 38도 이북의 북방한계선을 넘을 수가 없는 몸이셨다. 아아 아쉽다. 북방 한계선 아래인 광주로는 땅크를 부릉부릉 몰고 갈 수 있었겠으나 하필 38도 이북에 주석궁이 있다니! 어찌되었건 한반도 무력 통일의 기회를 잡을 수 없었던 전땅크 각하께서는 친히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명령하였고, 쓸데없이 대학에서 월급만 축내던 토목과 교수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진상하였다. 바로 평화의 댐이다.


자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북괴가 영혼의 한타를 치기 위해서 63빌딩의 절반이 물에 잠길 정도의 대규모의 수공을 보낸다고 치자. 보통 덤프 트럭이 가장 큰 용량이 약 50톤 짜리니까 200억톤의 물이라면 질량만으로도 덤프트럭 4억개를 서울 시내에 집어던지는 것과 같다. 더군다나 북괴에서부터 방류된 물이 북한강을 따라 진행되면서 붙을 운동에너지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서울은 대홍수의 재림이다. 당연히 이를 막으려면 거대한 규모의 방어용 댐을 지어야만하며, 이에 위대하신 전땅크 각하께서는 친히 기업에게는 분담금을 배정하셨고, 국민들에게는 성스러운 국가의 의무에 동참할 신성한 기회를 내려주셨다. 바로 평화의 댐 모금 성금이다.


이러한 성금으로 만들어진 639억원은 국가 예산과 합쳐저 1700억원의 평화의 댐 조성 기금으로 합쳐져서 대북괴 수공 방어용 평화의 댐 공사에 이용되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전땅크 각하의 똘마니 물태우 각하의 시간도 지나고, 3당의 주인, PK-TK의 통합자, 소통령의 아버지, IMF의 소환자인 김영삼 각하가 집권하였다. 김영삼 각하는 '아무래도 이 놈들이 중간에 슈킹한 것 같어.'라는 의심을 가지고 감사원에 조사를 지시하였고, 슈킹한 놈들은 국민적 지탄만 받고 끝이 났다.


작금의 상황을 볼 때, 왜 갑자기 저 일이 떠오를까?


판사님 저는 이 뉴스를 링크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없는 사이 고양이가 링크했습니다.



  1. Google, dam more than 20 billion ton [본문으로]
  2. 336억 톤. [본문으로]
  3. 393억 톤. 쌴샤 댐, 삼협 댐이라고도 한다. [본문으로]
  4. 시드 마이어의 문명 씨리즈에서 한 게임당 한 문명만 소유할 수 있는 건물을 뜻한다. 만리장성이라던가, 피라미드 등등. [본문으로]
  5. world wonder가 전 세계에 1개였다면, national wonder는 한 국가당 1개씩 지을 수 있는 건물을 뜻한다. [본문으로]
  6. 근거 없다. 위인전의 긴박감을 높이기 위한 픽션이라고 한다. [본문으로]
  7. 수공을 하기는 했는데 귀주가 아니고 흥화진 전투였고, 이도 주공이 아니라 조공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위인전의 폐해다. [본문으로]
  8. 당연한 말이지만 서울 시 경계에는 보이지 않는 투명한 벽이 수조처럼 쳐져있지 않다. 북한강도 수도관이 아니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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