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열두 제자 중의 하나로서 디두모라 불리는 도마는 예수께서 오셨을 때에 함께 있지 아니한지라. 

25.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이르되 우리가 주를 보았노라 하니 도마가 이르되 내가 그의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 하니라. 

26. 여드레를 지나서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있을 때에 도마도 함께 있고 문들이 닫혔는데 예수께서 오사 가운데 서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하시고,

27. 도마에게 이르시되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

28. 도마가 대답하여 이르되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29.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하시니라.

요한 복음 20장 24-29 (개역 개정 성서 역)


카톡이란 것이 생기고, 그리고 단체 카톡방이란 것이 생긴 이후로 온갖 떠다니는 찌라시를 보아왔다. 대부분이 연예계와 관련된 헛소문인지라 별 관심도 없고 해서 그냥 넘겼는데, 메르스[각주:1]와 관련하여 국가의 전복을 꾀하는 반역 도당들이 유언비어 유포를 시행하기에, 우국 충정의 마음으로 귀찮음을 마다하고 친히 글을 남긴다.


우선 메르스 관련하여 떠도는 찌라시를 먼저 보자.

1. 당분간 여의도성모병원에가지마세요 6번 환자가 어제 새벽 아산거쳐 여의도 성모왔다가 메르스 확진나서 지정격리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여의도 성모병원 icu폐쇄되었다고 하니, 혹여나 병원근처엔 안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ㅜㅜ 

-아는분한테 연락와서 전달해요


2. 또 다른 정보인데...

평택 수원에 지금 메르스 바이러스 확진자들이 좀 나왔는데 굉장히 전염이 잘 되고 치사율이 무려 40프로, 백신 없고 치료법 없고 접촉만으로도 감염된답니다. 손발 등 잘 씻고 매식하지 마시고 양치 밖에서 하지마세요. 해외에서ㅈ 우리나라 긴급재난1호 상황이라고 실시간 뉴스 뜨고 있답니다. 심각 하다고 뉴스 뜬답니다. 에볼라나 사스보다 심각할거라 예상된다 하니 조심하라하네요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의사의 관점에서 직접 반박글을 쓰고 있었으나, 훌륭한 의대 동기인 친구가 페이스북에 일갈하였기에 본인이 직접 귀찮음을 무릎쓸 필요가 없어졌기에, 허락을 얻고 이에 대한 반박문을 올리고자 한다.


메르스 관련 찌라시 반박문


이전에도 몇번 관련하여 끄적인 적이 있지만, 인류는 사회라는 것을 이루고 문명이라는 것을 발전시키면서부터 항상 지식의 획득과 전달, 보전에 높은 가치를 두어 왔다. 20세기말, 21세기 초에 한창 유행하던 지식 경제 사회라는 것은 '역전 앞'이나 다름 없는 '사회'의 동의 반복 구어와 같다.


내가 지금 당장 알 수 없는 먼 곳의 일을 알고 싶다는 욕망이 '천리안'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냈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의 전파를 참을 수 없다는 욕망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설화를 만들어 내었으며,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온전히 보존하고 싶다는 욕망이 '책'을 비롯한 정보 및 지식 저장 매체라는 것을 만들어 내었다.


물론 인류는 이기심이라는 훌륭한 발전의 원동력을 각 개체마다 가지고 있었기에, 더 이상 단순한 물리적 힘이 아닌 혈통을 비롯한 사회적 권위와 권력이라는 것으로 지배층이 피지배층을 찍어 내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지식의 획득과 전달, 보전에 제한을 가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국가의 형태를 이루고 나서부터 지배층은 항상 그 시대의 식자층에서 유래하였거나, 그 식자층의 후손이었기에, 피지배층이 지식을 획득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권력의 상실이 두려웠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이는 한반도에서도 당연히 나타나게 되는데 유명한 예로는 전두환 정권 시절의 강력한 '3S 정책'이나 세종대왕의 한글 반포 시 거세게 일었던 사대부층의 반발 등을 들 수 있겠다. 더 멀리 가자면 조선의 건국도, 고려의 건국도 최고위 지배층이 아니었던 지식 노동자의 반란으로 이루어 진 것을 보아도 알 수 있고.


그리고 이러한 지식 기반의 권위 혹은 권력은 현대 사회에도 당연히 계승되고 있다. 내가 아무리 화타 뺨을 싸다구 쳐서 만리장성 너머로 날릴 수 있는 실력이 있더라도 '면허'라는 종이 쪼가리 한장 없다면 불법 의료 행위로 징역을 살 수 있으며, 내가 아무리 발로 핸들을 잡고 운전해도 슈마허를 쳐바를 수 있는 레이싱 실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운전 면허'라는 플라스틱 쪼가리가 없으면 무면허 운전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지식의 영역이 이와 같이 공적인 면에서만 정당히 다뤄 진다면 좋겠지만, 이게 뭐 마음대로 되겠는가. 나폴레옹 전쟁 당시의 로스차일드 가문의 사례[각주:2] 뿐만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주식 시장에서도 수없이 많은 이들이 '내부자 거래'로 쇠고랑을 차기도 하였고, 국가의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고위 공무원들의 친인척들이 '유출된 개발 정보'로 한 몫 단단히 잡기도 하였다. 물론 이는 공정한 경쟁에 저해가 되는 행위이므로 적발 시 철저하게 처벌당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 혹은 정보는 그것을 획득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해가 되는 경우도 많다. 우선 그 획득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그에 해당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모든 지식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학력의 차이라는 것이 생기지 않겠지만, 수많은 SF 문학 혹은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타인과 자아의 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면 몰라도, 현재까지 인류는 이러한 방법을 개발하지 못했다. 이러한 정보의 오독은 각 개인에게 있어서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 그런데 정보의 오독을 인위적으로 유발한다면 어떨까?


사람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무리 생활을 하고, 공유하는 정보의 체계가 복잡해 질 수록 점차 더 큰 사회와 문명을 이룩한다. 무리에서 떨어진 순수한 자연인이라면 생존을 위해서 어떠한 행동이든 직접 해야만 하겠지만, 사회를 구성하는 각 개체는 사회 전체의 최대한의 효율성을 위해 분업과 직업의 개념을 도입한다. 그리고 최저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얻기 원하는 동물적 본능으로, 다른 사람의 노동의 결과물을 이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얻기 위해, 사람은 거짓말을 하게 된다. 


이러한 거짓말에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넋 놓고 있다가 속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어느 정도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면서 되도 않는 거짓말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된다. 지능이라는 것이 있거든. 그리고 이러한 이들을 속이기 위해 여러 방법이 고안되는데, 삼인성시호라는 고사처럼 여러 사람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주장하기도 하고, 그럴듯한 위조 서류 등을 동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번에 많은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서는 대다수의 진실에 정말로 속이고 싶은 부분만 거짓으로 첨가하여 전달하는 방법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어차피 사람들은 자신의 이득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민감한 거짓말이 아닌 이상, 굳이 자신의 자원[각주:3]을 낭비하며 거짓말을 분석하지 않는다. 한창 전에 유행했던 연예인 X-file 같은 것들이 그러한 것인데, 어차피 연예인들이 걸레건, 성깔이 더럽건 일반인들이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 중 일부는 실제 사실과 부합하는 것으로 알려졌기에 대부분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을 뿐 진실일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출처 없는 괴소문은 전파를 타고 널리 퍼진다. 자기 자신도 들었던 것을 그냥 퍼뜨리는 것이니 헛소문이 퍼진다해도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기 못하기 때문이며, 앞서 연예인 X-file처럼 그럴듯한 사실과 거짓이 섞여 있는지라 직접적 이해 당사자가 아닌 이상 시시콜콜히 분석하는 것은 비경제적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이러한 헛소문, 루머의 종착역은 바로 '도시 괴담'이다. 아마 인터넷을 자주 하던 사람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보았을지 모르겠다. 신혼 여행을 갔는데 택시를 타던 도중 신부가 납치되어 팔다리가 잘린채 서커스 장에서 굴러다는다는 이야기[각주:4]나, 덕수궁 돌담길을 연인끼리 걸으면 헤어진다는 이야기[각주:5] 등이 그것이다. 사실 이러한 도시 괴담의 원류는 오를레앙 괴담이라고 하는데, 간략히 요약하자면 프랑스 오를레앙의 의상실에 있는 어떤 탈의실로 여자가 들어가면 뒤에서 수면제를 주사로 투약하여 기절시킨 후 매춘 업소로 팔아 넘긴다는 줄거리다. 그리고 이러한 줄거리는 전파되며 점차 살이 붙어서 어떤 탈의실은 어떤 유태인이 운영하는 의상실의 탈의실로, 그리고 모든 유태인이 운영하는 의상실의 탈의실로 변화되어 유태인 박해의 근거 중 하나[각주:6]가 되었다고 한다.


다행히 모든 도시 괴담이 헛소리였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실제 있었던 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었던 사건이 있었다. '터스키기 매독 실험'이 그것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사죄하기도 하였던 터스키기 매독 실험은 매독의 임상 경과 및 전파 양상을 확인하기 위해 앨러바마주 터스키기에 살고 있던 흑인들 중 매독에 이미 걸린 사람을 대상으로 치료하겠다며 거짓말을 하고 정기적으로 피검사 등을 시행한 것을 의미한다. 뭐 이 정도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러한 생체 실험은 매독의 치료약인 페니실린의 등장 이후에도 지속되었으며, 대상자에게는 매독에 걸렸다는 말도 꺼내지 않았으며, 일부 흑인 및 교도소 복역자에게는 걸리지 않았는데도 몰래 매독균을 접종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오래 전부터 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하고있다는 도시 괴담이 진실로 밝혀진 충격적인 사건으로, X-file 같은 미국 드라마에서도 변주[각주:7]되어 방송되었던 충격적 실화이다. 그리고 이는 예전에는 그랬다더라는 옛날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보건 정책에 관련된 행정부에 대한 불신은 예방 접종 거부라는 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아마도 인간이 사회를 구성하며 살아가는 한, 앞으로도 이러한 거짓말, 유언비어, 루머, 도시 괴담 등은 계속해서 살아 있는 생물처럼 증식해가며 퍼질 것이다. 일부는 아무런 의도 없이, 일부는 선한 의도로, 그리고 일부는 악한 의도로 계속해서 창작할 것이고, 이는 일부 SF 문학 등에서 나오는 것과 같이 전인류의 의식이 하나로 통일되지 않는 이상에야 절대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인간에게는 의심할 수 있는 지성이라는 것이 있다. 생각하고 의심하며 근거를 찾아라. 그것이 이 지랄맞고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 될 것이다.


P.S. 아무리 정권이 못미덥고 정부가 좆같아도 없는 진실을 창작하지는 말자. 이는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을 지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오를레앙 괴담처럼. 어차피 지금 하고 있는 실정으로도 깔 거리는 충분하다.








  1. MERS(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이하 메르스로 통일 [본문으로]
  2. 나폴레옹의 마지막 전투였던 워털루 전투에서 로스차일드 가문의 인물이 폭풍우를 뚫고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이 나폴레옹에게 졌다!'라는 유언비어를 퍼뜨려 폭락한 영국 국채를 대량으로 사모아 막대한 부를 얻었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는 로스차일드 가문에 대한 질시에서 나온 모함이라는 말도 있다. [본문으로]
  3. 단순히 신경이 쓰이는 것부터,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경제적 비용 등등 [본문으로]
  4. 해당 국가는 이집트 혹은 중국이 대세다. [본문으로]
  5. 이전 가정 법원으로 가는 길이었기에 생겨난 괴담으로 보인다. 가정 법원에서 '이혼' 판결을 받고 걸어나오던 부부가 모티브일 것이다. [본문으로]
  6. 실제로는 이미 사회적 증오를 받던 유태인들을 모함하기 위해 날조되었겠지만, 악순환을 그리면서 점차 커졌다고 보면 될 것이다. [본문으로]
  7. 여기서는 매독이 아닌 외계인의 혈청을 이용한 생체 실험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