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희왕이라는 어떤 카드게임때문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희귀 카드 한장이 수백만원의 가치를 가지는 것이 문제인가보다. 그리고 역시나 언론에서는 '사행성'을 조장한다며 미친듯이 물어뜯고있다.

Trading Card
라는 것은 사실 유희왕에만 한정된 것이아니라 이전부터 전해내려오던 카드 판매방식이다. 본인이 처음 접한 것이 11년전이었고, 당시 4번째 판본이었으므로 등장한지 20년 가까이 되어가는 Magic the gathering(이하 MTG, MTG는 판본을 조금씩 달리하여 한벌의 카드세트를 출시하는 형식이다. 게임으로 따지면 스타크래프트 원본과 스타크래프트 확장팩 브루드워 같은 개념으로 출시한달까?)을 위시하여, 스포츠를 좋아했던 남자들이었다면 한번쯤은 관심을 보였을 NBA 카드(당시 미국 시세가 적혀있는 잡지도 있었다. 물론 그 가격에 사람들이 사는지는 모르겠다만) 등이 그에 속한다.

사실 Trading card game(이하 TCG)은 이것을 직접 접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기존의 대다수의 게임들이 공평한 상황에서 승부를 가린 것이라면(포커, 바둑, 고스톱, 부루마블 등등), TCG는 자신이 필요한 카드가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에서부터 승부가 결정되는 불공평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정확히 유희왕이라는 게임이 어떠한 규칙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니, MTG의 규칙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가정하에 이야기를 해보겠다. 본인이 한참 하고있었을 당시 MTG의 규칙은 크게 다음과 같았다.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이라는 자신의 카드 뭉치가 필요했고, 이는 50장 이상 80장 이하로 규정되어 있다(정확하게 저 숫자가 맞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대부분 60장 근처에서 덱을 구성했었다.). 대회의 성질에 따라서, 혹은 게임 당사자들 끼리 덱에 포함되는 숫자를 결정하기도 한다.
한 덱에는 같은 카드를 4장까지 포함시킬 수 있다. 이것도 대회에 따라서 밸런스에 따라서 덱에 포함시키지 못하는 카드(금지 카드)1장만 포함시킬 수 있는 카드(제한 카드)가 정해져 있기도 한다.
게임 참가자는 초기에 모두 20점의 동등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고, 이를 먼저 깎는 사람이 이긴다.
게임은 턴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외에 MTG에 해당하는 규칙은 많으나, 이 것들이 '유희왕'에 적용될 것 같지는 않으니 생략하겠다.

그렇다면 왜 카드별로 가치가 달라지는 것일까? 카드별로 가치가 달라지는데는 이유가 있지만 크게 다음과 같은 이유때문이다.
우선 원칙적으로 카드 구매자는 자신이 무슨 카드를 구했는지 알 수 없다. 대부분의 TCG는 몇장의 카드를 겉에서 보이지 않는 불투명 비닐 봉지에 밀봉해서 팔게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천리안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내가 고른 비닐 봉지에 무슨 카드가 들었는지 전혀 알 수 없게된다.
두번째로 각 카드는 종류에 따라서 당첨 확률이 정해져 있다. 정확히 유희왕의 비율은 알 수 없지만, MTG의 경우 15장이 들어있는 부스터팩(카드가 밀봉되어 있는 비닐 봉지)을 고르면 그 중에 1장만이 Rare 등급, 3장이 Uncommon 등급, 나머지가 Common 등급에 속하게 된다. 물론 rare라고 다 똑같은 것은 아니며 종류는 한 판본마다 수십장에 달한다(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으나, 한 판본에 수백장의 카드가 속해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카드가 rare 카드라면 순수 자기 운으로 이것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세번째로 좋은 능력을 가진 대다수의 카드는 rare 등급, 혹은 Uncommon 등급에 속한다.

혹시 이런 질문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돈을 때려부어서 rare 카드만 채워넣는 사람이 좋지 않나요?' 정확히 유희왕의 게임 규칙이 어떠한지 알 수 없지만, 실제로 저렇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그건 게임이 아니라 '야바위' 잖아.
대다수의 TCG 기획자들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저런 사태는 피해갈려고 한다. 소수의 돈 많은 매니아를 만들기보다는 다수의 유저가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내는 것이 게임 기획자의 목표이자, 게임 회사의 이윤 추구에 도움이 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TCG에서 'rare'카드로만 자신의 덱을 짠다는 것은 다른 게임과 비교하자면 다음과 같다.
'
형은 마린이나 탱크 같은거 안뽑는다. SCV랑 배틀크루져만 뽑는다.' 내지는
'KOF
는 초필살기 한방이면 끝이다. 그전까지는 맞아주는거다.'
혹시 이해가 안가는가? 그렇다면 다음의 예를 들어보겠다.
'
나는 소중하다. 나는 싸구려 옷을 입을 수 없다. 나는 프라다만 입는다. 그래서 옷은 한벌뿐이다.'
이제 이해가 가시는지? 이것으로도 이해못하시면 할 수 없다. 본인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므로.

어찌되었건 전술한 3가지 주요 이유와 바로 전 문단의 이유와 같은 상황때문에 바람직한 TCG 유저는 자신의 덱을 구상하고 거기에 맞는 카드를 채워넣으려고 한다. , 자신이 가진 카드 중에서 원하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원하는 카드와 바꾸는 것이 본래 TCG의 의미인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카드가 현금으로 거래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며, 이는 단지 TCG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리니지로 대표되는 온라인 게임의 '현질(현금으로 게임내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 대다수 온라인 게임에서는 약정에 따르면 계정 취소까지 가능한 중대한 약정 위반 행위에 속한다. 실제로는 방치하고 있지만)'등에도 잘 나타나는 자본주의의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본인은 저러한 TCG의 문제가 사행성이라고 생각치는 않는다. 사실 카드 한장에 수십만원정도 한다면 그것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이고(더군다나 언론의 타겟은 초등학생이다. 그들이 갑부인가?), 그 사람들이 꼭 내가 가진 카드를 사준다는 보장도 없다. 언론에서 말하는 '수십, 수백만원'짜리 카드는 사는 사람도 없고, 파는 사람도 없는데 가격만 형성된 이상한 시장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약 10년전에도 마찬가지여서 친구들 중에 NBA trading card를 모으는 애들은 사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100$짜리 카드를 뽑고서는 미쳐날뛰곤해서 속으로 비웃어주기도 했다.

또한 언론에서는 저러한 카드를 사기위해서 '부모님의 지갑에까지 손을 댄다.'는 도덕적인 이유로 비난을 퍼붓는 중인데, 사실 부모 지갑에 손대는 애들은 저런거 안해도 어떤 이유로든(게임방, 오락실, 장난감, 군것질 등등) 가산을 탕진하게 되어있다. 솔직히 기자 당신들도 잘알잖아? 예전에 당신들이 클 때는 저런 사람들 없었어? 이미 죽은 모 그룹의 창립자 정모씨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소 판돈 훔쳐서 그룹 세웠다고 찬양했으면서 말이야. 사실 이 문제는 가정 및 학교에서 행하는 윤리 교육의 문제지 TCG의 문제가 아니며, 이를 TCG에 전가하는 것은 가정 및 학교 교육에 있어서의 책임 전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유재하가 잘못했던가? 유재하 음악 듣고 미쳐 날뛰는 살인범이 잘못한거지.

실제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사행성 조장이 아니라, 거래되는 것에 대한 세금 단속이 안된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저정도의 재산 가치를 가지고 있다면 국가는 마땅히 이에 대한 법률을 제정하고 과세를 하면된다(실제로 온라인 게임 아이템 현금 거래 웹사이트에 대한 과세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미 했던가?). 만약에 저러한 시장이 존재한다면 국가는 새로운 노다지를 캐는 것이고, 저 조치로 시장이 붕괴한다면 애초부터 그러한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소리가 된다.  

TCG
는 아해들에게 있어서 실물 경제를 가르치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는 '주식 시장에서 선물 및 옵션'과 같이 항상 바람직한 영향만을 끼치지는 않는다. 자신이 가진 용돈의 한도내에서 그들이 게임을 하는 것을 '사행성 조장'이라는 도덕적 명분을 내세워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을까? 문제는 게임이 조장하는 사행성이 아니라 사회가 가르쳐야만 하는 개개인의 윤리성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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