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프가니스탄에 가신 머리비고 은혜충만한 개신교 23 때문에 아주 난리도 아니다. 지금 피랍된 그분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대한민국 정부는 머리가 빠개지게 아플 것이다. 짱돌들 때문에.

 

우선 이번 선교부터 한번 뒤져보자. 그들은 명목상 의료봉사를 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났다고 한다. 아마도 선교단의 일부가 의대생과 간호대생이라서 가능했던 구라였으리라. 그네들이 심정적으로는 의료봉사를 하러 떠났는지는 모르겠으나,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첫째로 의료봉사는 그곳에서 의학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의사가 동반되어야 한다. 대다수의 나라 꼴을 갖춘 나라들은 의사는 면허제도로 이루어지고있다. 내가 아무리 장준혁이만큼 수술을 잘하고, 화타처럼 신통한 약을 만들어내며, 허준처럼 환자를 따스하게 대할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의사 면허가 없으면, 수백, 수천 명을 살려냈더라도 천지산이나 화타 할아범(장병두)처럼 범법자로 감옥에 끌려간다. 불합리해보이는가? 그러나 이런 제도가 있기에 국민 개개인은 적절한 의료를 제공받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면허제도가 없다면 국민들은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그것도 가격도 만만치 않을-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의료의 붕괴로 이어지게 된다. 그런데 이번 선교단은 어찌되었는가? 혹시라도 의사가 1명이라도 있었으면 모르겠으나, 가장 의학적 지식에 뛰어난 사람은 의대생이다. 의대생이 진료를 하고, 처방을 내리며, 처치를 한다고? 그것도 교육-수련 병원 밖에서? 지나가던 개가 웃는다.

둘째로 의료봉사는 무지하게 돈을 많이 잡아먹는 봉사방법이다. 우선 약값만해도 무지하게 많이들뿐더러, 혹시라도 수술을 계획할 정도의 규모가 큰 의료봉사라면 집도의, 마취의, 간호사 등의 인력과 수술 기구, 마취 기구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봉사 단체들은 이러한 점때문에 장기간 계획을 수립해서 스폰서를 마련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끌어모으던가, 제약회사등과 연결하여 현물 지원을 받게 된다. 자 그럼 여기서 생각해보자. ‘국내 유수의 병원에서 의료봉사를 떠난다고해도 제약회사가 생각보다 약품을 많이 안준다고 불평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개 교회[각주:1]가 의료봉사를 떠난다고하면 선뜻 지원해줄 제약회사가 있을까?

어찌되었건 자금 문제는 머리비고 은혜충만한 분들이 헌금으로 때워서 해결했다고 치자. 의약품 관리는 어떻게 할건데? 우리가 흔히 먹는 약들은 실온 보관하기에 관리가 까다롭지 않다고 여길지도 모르겠으나, 약의 종류에 따라서 냉장보관이라던가 직사광선 노출을 피해야 하는 약들도 많다. 더군다나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이 없이는 구입조차 불가능하다. 그런데 의사 1명도 없이 그 의약품들을 다 관리한다고? 그게 제 정신 박힌 인간이 할 생각인가? 지금 납치된 의대생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의료봉사를 위해서 아프가니스탄으로 간 것이라면 당장 자퇴해주기바란다.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제발.
혹시라도 해열제, 지사제 등등의 일반의약품만 가져갔다면
? 그렇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대 의학에서 만병통치약은 없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현대 의학에서의 약은 대부분 Cost-Benefit을 따져서 사용하게 된다. 여기에 cost란 단순한 약의 가격만이 아니라, 약의 부작용까지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대다수의 전문의약품은 Cost-Benefit을 따지기 힘든 약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러한 cost를 감수하고서라도 쓸 정도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Cost만 쓸데 없이 크다면 이미 시장에서 퇴출당한 상태이고. 그리고 일반의약품은 대부분 Cost도 크지 않지만, Benefit도 크지 않은 고만고만한 약들이 대다수이다. 그런데
이러한 약들을 들고 봉사활동을 갔다는 것은, 서울 시내에서 아스피린 나눠주면서 '의료봉사활동 하고 왔어요!’라고 외치는 것과 차이가 없다. 도대체 그 돈 내고 뭐하러 갔니?

 

선교단의 의료봉사활동 구라론은 이만 펼치고, 과연 이슬람 사회에서 선교란 무슨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 알아보자. 대한민국에서야 이슬람이라고 하면 종교지도자인 칼리프의 기치아래 성스러운 십자군을 도륙하면서 한 손엔 칼, 한 손엔 꾸란(코란)’을 외치는 터번 뒤집어쓴 전사란 선입견을 가지는 이들이 많은데, 이슬람은 그렇게 무식한 종교가 아니다.

우선 이슬람은 다른 어떠한 종교와도 달리 사제 집단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항상 알라 앞에 모든 것은 평등하다.’라는 멋진 신념을 가진지라, 천주교의 바티칸 교황청을 중심으로 하는 사제 집단이라던가, 개신교의 목사들, 불교의 중들과 같이 절대자, 혹은 교조의 말씀을 설파하고 해석하는 집단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경전은 성경의 구약과 선지자 모하메드의 언동을 기록한 것을 기반으로 하는 꾸란이 전부이며, 절대로 이것의 해석에 있어서 사제 집단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나마 타 종교에서의 사제 집단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이맘이라는 것도 일종의 예배 의식 인도자 정도의 역할에 불과하며, 주변 평신도가 추천하여 뽑는 모스크지기정도에 불과하다. 우리 말로 율법학자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 울리마도 그가 위대한 영적 권위를 가지고 있어서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저 다른 사람보다 좀더 교리 공부를 많이 했기에 붙는 명칭일 뿐이다. 즉, 무슬림[각주:2]들에게 절대적인 종교적 권위를 갖는 사제 집단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에 따라서 그들의 사회는 사제 집단이 중심이 된 선교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 그들은 그들의 삶속에서 알라를 찬양하며, 다른 이들은 이에 감화되어 자연스레 따르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다면 앞에 나온 한 손엔 칼, 한 손엔 꾸란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할 지도 모르겠다. 이런 말 하면 조금 허무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거 다 구라야.’ 실제로 십자군 전쟁 때도 무슬림들은 포로로 잡힌 기독교도들에게 강제 개종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자발적으로 개종을 한다면 이슬람 사회에서 자유롭게 살도록 해주었고, 개종하지 않는다면 당시에 통용되던 금액을 받고 포로를 자유롭게 석방해주었다.

물론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 단체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 것은 조금 관점을 달리해서 보아야 할 것이, 이 단체가 겉으로는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로 보이지만 실상은 민족주의적 테러 단체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대충 우리나라로 따지면 독립군쯤 될까? 그네들의 반발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하는 중동에 대한 압박에 대한 반발력으로 탄생한 단체이다. ‘이스라엘이라는 유령 국가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과연 이렇게 날뛰었을까?

그렇다면 개신교인들은 왜 그렇게 기를 쓰고 선교 활동을 다니는 것일까? 선교사라는 것은 복음[각주:3]을 전파하는 것이 일이다. 그들의 교리에는 이 복음을 널리 전파하여 길 잃은 어린 양을 구하라는 것이 있으며, 그에 따라서 나처럼 종교가 없는 길 잃은 어린 양이나 구원이 없는 다른 종교를 믿는 사탄의 자식들을 구제하는 것은 굉장히 복되고 은혜로운 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서 집안에 개신교도가 한명 있다면, 온 집안을 굴비 두릅처럼 둘둘 말아서 교회에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은 그 개신교도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고, 나머지 가족들은 괴로운 일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복되고 은혜로운 일이라고 믿는 것을 자신의 가족과 나누고 싶은 것은 당연한 생각이 아닌가? 더군다나 이미 뼛속까지 개신교의 교리에 물든 이들은 세상에 널린 길 잃은 한 마리의 어린 양을 인도하기 위해서 목자에게 끌고 가려고 애를 쓴다. 원수도 내 몸같이 사랑하고, 전 세계가 주님의 앞에서 평등한데 당연히 널리 퍼뜨려야 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 것은 그들의 입장이고, 내가 그들의 입장에서는 사탄의 자식이라서 이런 유황 냄새 풀풀 퍼지는 소리를 지껄이는지도 모르겠지만, 나 같은 회의적 무종교인 혹은 타종교인에게 있어서 개신교의 선교란 '누구랑 붙어먹었는지도 모르는 정신나간 년이 낳은 애비도 모르는 과대망상장애(grandiose delusional disorder) 환자가 지껄이던 개소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주셨으면 감사하겠다. 자기들끼리 방언을 하건, 안수기도로 병자를 고치건, 정신적 딸딸이를 치건, 내가 그들의 믿음에 신경쓰지 않을 테고 그들의 믿을 수 있는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테니, 나의 믿지 않을 권리를 존중해주고 괜히 멀쩡한 사람을 길 잃은 어린 양으로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난 인간이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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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관점을 벗어나서 정치 외교적 관점으로 돌아가보자. 분명 사람의 목숨은 소중한 것이고 수치로는 계량화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제 정치, 외교에서의 원칙은 테러범과는 절대로 협상하지 않는다.’이다. 왜 그럴까? 위정자들이 잔인해서? 위정자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자기 나라 인질이 죽으면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자신의 정치 생명을 끝장낼 수 있다는 것도. 그런데 왜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일까?

우선 테러범이 특정 국적인을 납치한다는 것은 특정 국가에 요구할게 있어서 실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온두라스나 산마리노 공화국이 어디에 붙어있는지 잘 모르는 것처럼 테러범들도 자신의 목적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국가의 국민에는 관심 없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테러범에게 질질 끌려다니면서 협상을 들어주었다고 해보자. 그 이후에는 수 많은 테러단체에게 있어서 그 국가는 봉이 되는 것이다. 단순한 정치적 목적의 테러만이 아니라, 자금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그 국가의 국민은 납치할 만한 가치가 큰 것이다. , 이번 23인이 협상으로 무사히 풀려난다면 그것은 다행이지만, 그 이후 수천, 수만의 한국인이 더 큰 위험에 빠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테러단체의 요구는 국가에 사로잡힌 테러단체의 포로를 석방해달라는 것이다. 만약에 한국 정부가 한국인 석방을 위해서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압박을 넣는다면, 그것은 명백한 내정간섭이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만약에 우리 나라의 전국구 조폭들이 연합해서 미국인 관광객을 납치한 다음에 감옥에 계신 우리 큰 형님을 안 꺼내주면 이 양키 새끼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미국에서 너희 큰 형님 안 꺼내주면 우리가 직접 폭격을 할 뿐만 아니라 대미 수출도 막겠다! 라고 하겠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가? 짜증나지? 마찬가지 상황이라니까.

혹시라도 그 머리비고 은혜충만한 23명이 풀려나더라도 대한민국 정부는 모종의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란다. 협상단이 파견될 때의 실비에 그들의 위험수당, 그리고 국제 사회에서 떨어진 한국의 위상까지 전부 계산해서 막대한 벌금형을 선고해주길 바란다.
아니면 그냥 협상은 포기해도 좋아.

니 애비, 애미가 잡혀갔어도 그런 소릴 하겠냐고? 상관없다. 원칙은 원칙이다. 그 입장에서 정부에 선처를 바랄 수는 있겠지만, 원칙적으로 그것은 잘못된 것이며 지금처럼 정부를 성토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예이다. 정부에서 공문까지 보내면서 뜯어말렸는데,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간 인간들이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할 것이 아닌가?

 

제발 개신교도들은 선교는 자신의 삶으로 표현해주기 바란다. 말 끝마다 하나님의 은혜로 잘되었다.’고 하지말고. 그럼 내가 무슨 일이 안되는 것은 그 잘난 하나님이 방해하기 때문인가? 나를 위해 기도해줄 필요도 없으니까 관두시라.
나는 자신을 안믿는다고 지옥에 보내는 쪼잔한 신이 관장하는 천국에는 가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예수천국 불신지옥무리들과 내세를 평생 같이 하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하기 때문이다.

  1. 그것도 그렇게 크지 않고, 이전에는 듣도 보도 못한 잡 교회가 [본문으로]
  2. 이슬람 교의 신도를 일컫는 말이다. [본문으로]
  3. 복이 깃든 소리, 기독교의 교리를 의미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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