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cracy is the worst form of government except for all those others that have been tried. (민주주의는 최악의 정치 체계이다. 이전에 시도되었던 것들만 제외한다면)
개인적으로 한 나라 정치가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평균적인 국민성을 반영한다고 굳게 믿고 있으며, 본래 확률을 세련된 거짓말로 생각하지만 아직 절대적인 진리를 찾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확률 이론에 기대고 있는 개인적인 현실 때문인지, 윈스턴 처칠 경의 경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20세기 들어서부터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다수의 국가는 다수결의 원칙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를 굳게 신봉하지만, 민주주의 이전에는 진리라고 생각하는 사안에 대한 만장일치를 기반으로 하는 왕정이 세계를 이끌어왔다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더더욱 그러한 생각이 든다.
고대 직접민주주의의 발원지였던 아테네에서도 완벽한 인격을 갖춘 철인이 국가를 다스리는 것을 바람직한 정치체계라고 주장했던 '플라톤'같은 인물이 있었던 것을 생각해보자. 사실 범부 100명을 모아도 아인슈타인 한 명이 생각해내었던 상대성 이론을 생각해내기란 요원한 일이라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이러한 주장은 더욱 신빙성을 얻는다. 이러한 생각은 근대에도 근근히 이어져 '초인'의 도래를 원하는 '니체' 같은 이들이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국가 체계의 영속성이다. 아버지가 똑똑하다고 반드시 자식이 똑똑한 것은 아니듯이 뛰어난 철인 혹은 초인이 매 세대마다 태어날 것이라는 보장은 그 누구도 할 수 없다. 더군다나 그 아무리 뛰어난 지도자라고 하더라도 세월의 흐름 앞에서 판단이 흐려지고 사리사욕을 탐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당 태종과 의자왕, 나폴레옹 등을 생각해보라!).
인류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다수결의 원칙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라는 것을 발명해내었다. 초기의 민주주의는 똑똑한 이들끼리 토론하여 올바른 방안을 이끌어내는 것에 초점을 두었으므로 사회 집권층 1간의 토론회 성격을 강하게 나타낸다. 그러나 이것은 교육 제도의 발달로 점차 그 권위와 당위성을 잃어가고 지금에 와서는 모든 국민이 동일한 지적, 도덕적 수준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 것에 기반을 둔 보통 선거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보통 선거제의 도입은 분명히 국민 개개인의 의식을 일깨우고, 사회 지도층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으나, 이에 못지않게 파퓰리즘을 위시한 우민정치의 길을 활짝 열어놓은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 때문인지 사회에서는 다시 한번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 자가 상당한 세력을 얻게 되었다. 이는 굳이 존경 받는 역대 대통령 1위가 '박정희'라는 것을 들지 않더라도, '전사모'라는 단체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간단한 예로 인터넷 뉴스 사이트의 댓글만 보아도 감이 오지 않는가?
현재로서는 다음 번 대선에 누가 당선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3제발 자신의 신념에 따라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 후에 투표를 하였으면 한다. 미래에는 어떠한 형태의 정치 체계가 진리로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으나, 현재로서는 민주주의가 필요악이며 최선의 형태이고 이는 투표에 참여하는 국민들의 평균 수준에 의해서 결과가 갈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