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cinogen
Citizen of the republic of Korea
Medicinae Doctor
Orthopaedic surgeon
Liberalist
Anti-nationalist
Pastafarian
Amateur photographer
Stupid novelist
Hobby bassist
Master of invective
촬영 후기 같은 것 쓰기는 억지로 칭찬하기를 종용하는 애새끼들 같아서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사진은 반드시 써야할 것만 같다. 우여곡절 끝에 얻은 사진이다. 그다지 넓지도 않은 龍山寺에서 1시간 정도 소요하고 이제 슬슬 나가야 되겠다라는 생각에 날이 어두워질 것 같으니 단렌즈로 교체하고 뒤 돌아선 순간에 들어오는 피사체였다. 너무나도 진지하게 무엇인가를 소망하고 있기에 기원이 끝나기 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을 저 자세로 기도하고 눈을 뜨길래 말을 걸려고 다가가는데 바로 옆에 있는 신상에 절을 하고 다시 기도를 하기 시작한다. 너무나도 진지했기에 차마 말도 못 걸고 계속해서 지켜보면서 그냥 안쪽을 배회하고 있었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스토커 같았을지도 모르겠다. 약 30여분에 걸쳐서야 기원이 끝났는지 산문 쪽으로 발을 옮기기에 겨우 말을 걸어보았으나, 역시나 영어는 한쪽이 뛰어나게 잘해야 의사 소통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을 따름이다. 사진기와 사진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어떻게든 사용 허락을 받아낸 것 같은데, 고맙다는 말을 하자마자 바쁘다며 지하철 역으로 잰 걸음으로 총총 사라져간다. 부드러운 인상이 아니라서 겁을 먹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건 내가 한 말을 제대로 알아들었을지 모를 이름 모를 대만 학생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