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cinogen
Citizen of the republic of Korea
Medicinae Doctor
Orthopaedic surgeon
Liberalist
Anti-nationalist
Pastafarian
Amateur photographer
Stupid novelist
Hobby bassist
Master of invective
이 블로그에 올라오는 모든 Review는 전문가가 아닌 한 개인이 직접 겪으며 느낀 것을 정리해서 올리는 글입니다. 따라서 미흡한 점도 많을테고 이론적으로 보아서 엉성한 것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우겨봅니다. 전문적인 Review를 원하시면 뒤로 돌아가주세요.
-발암물질 드림-
Photograph by Carcinogen
처음으로 이 곳에 리뷰하게 되는 CD는 정예경 1집이다. 사실 정예경 님을 처음알게 된 것은 이 CD를 통해서가 아니라 동아리 내의 행사때문이었다. 그닥 크게 친하게지내지 않아서 잘 몰랐던 사람이나, 같은 동아리의 명모군이 친하게 지냈었고 옆에서 이야기하던 것을 전해들으니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하는 Episode 들이 많았다. 뭐 그건 그거고 동아리 행사가 끝나고 별로 만날 일이 없어서 완전히 잊고 지내던 도중, 동아리 게시판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정예경 님이 음반을 낸다는 글.
사실 크게 기대하고 산 음반은 아니었다. 다른 음반을 주문하는 김에 같이 구매하고 들었었던 음반. 하지만 음반을 처음 듣는 순간부터 마지막 트랙 이전까지 이 사람이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이 맞는가? 라는 생각에 계속해서 재킷을 폈다 접었다를 반복했었다. 동아리 행사때 노래 부르는 것을 듣고는 참 잘부른다는 생각을 했었는데(당시 곡은 '헌정'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실제 음반을 들어보니 그 열악한 시설에서 노래를 부르게했던 것이 죄송스럽다는 생각이 밀려들었다.
잡소리는 이만 치우고 음반에 대해서 보자. 첫곡 '그대를 만난 날'에서 마지막 곡 '청계천 song'까지 계속해서 귀에 감겨오는 맑은 음색이 물리지 않고 들려온다. 그렇다고 이 음반을 보고 단순히 음색만을 감상하라는 것은 곡에 실려있는 것에 대한 모독이 아닐까 싶다. 모든 곡이 듣기 편한 멜로디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마냥 가볍기만한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쉽게 귀에 들려오는 멜로디일 수록 쉽게 질리는 경향이 없지 않아있는데,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멜로디임에도 불구하고 여운이 남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책없을 정도의 화려함으로 현혹하는 느낌이 아니라 절제되어 있는 듯한 쉽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구석 구석에서 어김없이 느낄 수 있는 화려함이라고 할까?
이 음반의 제목이자 타이틀 곡이라고 할 수 있는 'Cocktail tale'은 그냥 들어도 괜찮지만 이 곡에 나오는 칵테일들을 마셔봤다면 좀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본다. 노래를 들으면서 느껴지는 술맛(?)이 좀 더 노래에 빠져들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축가'는 이 음반 통틀어 가장 맘에 들던 노래였다. 목소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멜로디라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가사의 내용은 한국 가요계에서 굉장히 많이 사용되는 '애인의 결혼'이라는 통속적이고 진부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질질짠다는 느낌보다는 애잔한 느낌을 남겨주었다. '조숙한 열아홉에서 철없는 스물로'는 허밍곡이다. 본래 scat을 좋아해서 친숙하게 다가왔던 곡이었다. 목소리를 감상하기에는 가장 좋은 곡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청계천 song'은 참 이번 음반에서 개인적으로 감상이 달라지는 곡이다. 동아리 행사때 이 노래가 앵콜곡으로 쓰였기 때문에 듣고 있어도 웃음이 실실난다. 가사 내용이야 뭐 서울시 주최 대회에서 입상한 곡이니 유치한 면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일까? 이 음반에서 아쉽다고 느껴졌던 부분이 이 노래였다. 개인적으로야 반갑기는 하지만 음반의 통일성을 해친다는 느낌? 뭔가 어울리지 않는 부록이 끼어있는 듯한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었다.
가볍게 들을만한 노래를 찾거나 한번 감상에 빠져보고 싶다면 주저없이 이 음반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