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ed by Carcinogen


Phimeanakas. 크메르 제국의 왕위 계승 과정을 보면 이전 모계 계승의 영향이 남아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 몇몇 있다. 선왕의 사위가 자신의 아내가 왕의 딸이었고 그에 따라 자신이 왕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하며 반기를 들었던 적이 역사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이곳 Phimeanakas 또한 그러한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이전 크메르 제국의 왕들은 밤이되면 항상 이 곳의 제단에 올라 Naga[각주:1]의 정령과 동침한 이후에야 자신의 비빈과 동침할 수 있었다고하며,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왕위를 잃는다는 전설이 있었다. 실제로는 거대한 농경사회였던 크메르 제국에 있어 천문대와 같은 역할을 하였던 왕의 직위와 연관이 되지 않는가라는 설이 주류 학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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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meanakas의 기단에 놓인 동물상. 조선 시대 궁궐의 어처구니와 비슷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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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meanakas는 매일 왕이 오르던 곳이었으므로 그만큼 궁내에서도 보안이 철저한 곳, 즉 왕궁의 한 곳에 위치하였다. 그러나 현재 이 주위는 허허벌판과 다름 없다. 이는 당시 크메르 인들의 사상과도 연관이 있는데, 영원히 지속될 신들이 사는 곳은 돌로, 한순간에 흩어질 인간이 사는 곳은 나무로 건축하였던 그들의 습속에 의한 것이다. 고대 크메르 제국을 묘사한 주달관의 진랍풍토기에 보면 왕궁은 굉장히 화려하였다고 한다. 크메르 제국의 몰락과 함께 사라진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리고 이 곳은 왕궁의 끝. 즉 담벼락과 출입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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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터의 밖에서 Preah Palilay로 나가는 길. 한적한 산책로 같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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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ah Palilay. 알려진 것이 불명확한 퇴락한 사원. 옛 우리네 마을의 쇠락한 서낭당과 같은 느낌이 난다. 이 곳에서 문둥왕 테라스로 가는 길에 마을이 있는데 수없이 호객 행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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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ah Palilay 주위의 Naga상. 세월의 풍파에 많이 닳았지만 화려한 모습을 유추해보기란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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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ah Palilay에서 문둥왕 테라스로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찍힌 아이. 아마 한 손에 카메라를 들고가다가 호객 행위를 하는 애들을 피하면서 우연히 눌린 것 같다. 지금 보니 그나마 조금 사는 집 자식이라고 생각된다. 슬리퍼긴 하지만 신발을 신고 있거든. 이곳 씨엠 립은 캄보디아에서는 비교적 부유한 지역이라고 생각되는데 놀랐던 것은 아이들은 거의 모두 신발을 신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위험하고 불편할텐데도 잘 뛰어다니는 것을 보면 적응력이 대단하다고 해야할지, 불쌍히 여겨야할지.

  1. 팔부신중의 하나이자, 중국을 비롯한 극동아시아에서 왕을 상징하는 용의 원형을 의미한다. 인도의 킹 코브라와 같이 극독의 뱀이 서식하는 곳은 뱀 자체만으로도 영물 취급을 받아 용이라는 것의 개념이 없다고한다. 이러한 뱀 신앙은 중국으로 건너가며 용 신앙으로 변화하게 되었다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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