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합중국의 행정부 수반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연방대법원에 의해 이제 합중국 내에서의 동성혼은 합법화 되었다.

대한민국인들이 좋아하는 세계 최초는 아니고 순위로는 21번째라고는 하는데, 20세기 중반 이후 현재까지 지구의 군사, 경제, 문화적 패권국 역할을 하다보니 합법화의 무게와 영향은 그 이전 다른 모든 국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청와대 조명을 동성애자를 상징하는 무지개빛으로 바꾸어 외벽을 물들이는가하면, SNS에서는 자사의 로고를 무지개로 물들인 홍보용 ID가 넘실거리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네트워크 상에서의 일회적 행동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며, 동성혼 합법 움직임에 대한 대교모의 요구를 불러 일으켜 타 국가의 동성혼 합법화를 이끌어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추측한다.


반면 거의 유사한 시각에 태평양 건너의 한 국가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LGBT[각주:1]들을 의미하는 퀴어 축제가 서울 광장에서 열린 것이다. 아마도 건국 이래 주한 미국 대사들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일 리퍼트 대사도 참석하여 상사의 의중에 맞추어서 축제 당국자들을 격려하였으나, 그의 쾌유를 기원하는 단체 부채춤으로 21세기에 아방가르드 샤머니즘을 재현한 개신교 단체들은 이번에는 그와 반대편에서서 혐오 집회를 하며 타락한 반미 종북 세력의 하수인임을 고해했다.


그런데 한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동성애가 왜 문제라는 것인가?


모든 유전자는 증식의 욕구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유혹의 기제로 생물 개체에게 마련된 것의 하나가 교미 시에 발생하는 쾌락이다. 그러나 사람의 예를 보아서도 알 수 있지만 교미 중인 모든 짐승은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굉장히 취약해진다. 즉 언제 공격을 받아 죽을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인데, 이러한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대다수의 짐승들은 암컷의 배란에 맞춰 발정기라는 것을 가지며 이 시기에 교미할 경우 자손 번식의 확률이 증가하게 된다. 인간과 같이 살아가는 일부 짐승은 인위적으로 거세[각주:2]당하여 이 발정기가 사라지기도 하고, 일부 짐승은 약까지 맞아가며[각주:3] 교미가 시도되기도 하는데 이는 그만큼 발정기를 맞추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일부 짐승[각주:4]들은 따로 발정기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1년 365일 24시간 내내 교미가 가능하다. 그리고 그 짐승들 중 하나가 바로 인간이다.

왜 인간은 발정기가 사라졌는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없고 여러가지 설명만 난무하지만, 자손 번식의 욕구는 인간도 예외일 수는 없는 것이고 월경 주기를 이용하여 가임기를 추측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그러나 인류의 사회가 발전해나가면서 다른 동물에게는 잘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성향[각주:5]이 나타나게 된다. 바로 동성애다.


이전 정신과 수업때 들었던 내용이다. 명확하게는 비율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유전적으로 순수한 이성애자/동성애자는 전체 인구의 5% 정도이며, 나머지 대다수는 모두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양성애자의 성향을 보인다고 한다. 이 비율대로라면 동성애가 나타나는 것이 크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순수한 이성애자 5% 정도를 제하면 약 95%는 동성과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말이니까.

그러나 기계라는 것이 발달하지 않은 고대-중세 시대에는 인력이 곧 노동력이자 부의 원천이었던 시기이고, 당연히 자손의 번식을 보장할 수 없는 동성애는 철저한 사회적, 종교적 탄압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성이 다른 사회보다 더욱 심하게 나타났던 곳이 흔히 아브라함 계열 종교라고 불리는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가 주류인 사회였다. 유대인들의 전설 모음집인 구약에 기록된 고대 도시 '소돔'과 '고모라'는 동성애를 비롯한 난잡한 범죄들로 도시 전체가 박살이 났다고 가르칠 정도이니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압제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연하였던 동성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고대 사회의 흐름과 달리 동성애가 적극 권장되던 사회가 지중해 한 구석에 있었다. 고대 그리스 계열 국가들과 로마에 쳐발려서 망한 것으로 더 유명한 카르타고다. 고대 그리스 계열 국가들은 여성과의 성교는 오로지 자녀를 낳기 위한 수단으로 하급한 것이고, 동성과의 성교만이 정신적 고양의 수단으로 고급이다라는 성향이 있었다고 한다. 나이든 남성이 어린 남성을 가르치면서 육체적 관계도 자연스럽게 갖게 되었다고 하며 주로 나이든 남성이 삽입하는 쪽, 어린 남성이 삽입당하는 쪽이었다고도 한다. 이는 고대 그리스 계열의 문화를 받아들이던 로마[각주:6]로도 일부 전해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더욱 골때리는 집단이 고대 그리스 계열의 도시 국가 테베와 카르타고의 신성대일 것이다. 신성대는 요즘의 대한민국으로 치자면 특전사 정도의 정예 부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신성대가 특이한 점은 모든 부대원은 자신의 동성 연인과 동반 입대를 한다는 점이다. 그 당시 이러한 부대를 만든 이들은 자신의 동성 연인과 함께 전장에 나가니 자신의 연인을 지키고, 그에게 용맹을 보여주기 위해서 용감히 싸울 것이다라고 추정했고, 실제로 전장에서도 혁혁한 성과를 세웠다고 한다.

왜 유독 고대 그리스 계열의 사회에서 이러한 경향이 짙게 나타났는지를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 당시 사회의 경제 구조가 주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 계열 국가는 여러 계층으로 계급이 분류가 되어 있었다. 가장 상위에는 참정권을 가진 성인 남성으로 구성된 시민, 참정권이 없고 가부장에게 소속되어 있는 성인 여성, 마찬가지로 참정권이 없는 아이들, 성인 남성이기는 하지만 마찬가지로 참정권은 없는 외국인, 그리고 생산을 직접 담당하는 노예[각주:7]이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은 당연히 노예를 부리게 마련이고, 생산의 의무에서 벗어난 이들에 의해서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동성애가 탄압받지 않고 오히려 장려[각주:8]되기까지 했다는 것이 과연 무리한 억측일까? 인간의 자연적 성향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러한 동성애에 대한 관대한 경향이 대한민국 근처에서 나타났던 곳이 있었다. 바로 중근세 시기의 일본이다. 고대 그리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남성간 동성 연애는 우아한 것으로 취급받았으며,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원흉으로 유명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같은 경우에는 동성애를 하지 않고 여성만 밝힌다는 이유로 벼락 출세한 촌놈[각주:9]이라 어쩔 수 없다는 취급을 받았을 정도 였다. 이를 볼 때 당시 일본도 동성애는 먹고 살만한 지배 계층에서만 이뤄졌으며, 당장 생산의 의무를 지고 있는 이들에게 동성애는 배부른 소리였다는 점을 짐작해 볼 수 있겠다.

이러한 점을 보았을 때, 사회가 전반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생기게 된다면 동성애 허용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된다. 실제로 동성혼을 허용하는 국가들이 북서부 유럽, 북아메리카에 주로 몰려있다는 점을 보았을 때[각주:10] 완전 터무니 없는 개소리라고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여유 말고도 고려해보아야 할 점이 더있다. 일부 민족주의자들에 의해서 서구권의 악습으로 취급받는 개인주의-자유주의 문화가 널리 퍼져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개인주의와 대치되는 의미의 공동체주의-전체주의 사회라면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당연히 후대의 자손들이 번식되어야하며, 그러므로 후손의 번식에 도움이 되지 않는 동성애는 없어져야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물론 인간이란 누구나 자신과 비슷하지 않은 인간에 대한 적대감[각주:11]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현재 동성혼 합법 국가에 살고 있는 동성애자들이 처음부터 이런 대접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저항의 상징으로 퀴어 퍼레이드 등을 벌이고, 끊임없이 법적 지위 획득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얻은 것이 현재 동성혼 합법 국가들에서 동성애자들의 지위이다. 그리고 그들이 이 과정에서 설득의 논리로 삼은 것 중 하나가 '우리는 동성애자라서 다르다. 인정해달라!'가 아닌 '우리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할 수 있는 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인정해달라!'는 주장이었다고 한다.

즉 그들은 자신들과 타인의 차이를 들어 특권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고, 자신들과 타인의 공통점을 예로 들며 동등한 권리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이 먹혀들 수 있는 사회는 오직 각 개인이 모두 동등한 권리와 인격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하는 사회 뿐이다. 개인이 우선하지 않고 사회 전체의 공리가 우선하는 사회라면 당연히 이러한 주장은 사회 전체의 조화를 해치는 불순한 반동 분자의 헛소리로 치부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류 사회는 대부분의 시기를 귀족과 평민, 귀족과 노예, 평민과 노예간의 동등한 결혼이란 상상도 할 수 없는 분위기에서 살아왔다. 2-3세기 전에는 백인과 유색인종[각주:12]간의 동등한 결혼이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미래에는 지금 벌어지는 동성혼과 관련된 논쟁을 이해할 수 없는 시기가 오게 될지도 모른다.


동성애? 개인의 인격과 권리가 모두 동등하다고 믿는 입장에서 그것이 성인간 자유 의지로 행해지는 것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무엇인가 궁금하다. 입에 게거품을 물고 부채춤을 추는 이들에게 한마디 전하고 싶다.


그래서 어쩌라고?







  1.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본문으로]
  2. 일부 몰지각한 인간들에 의해 반려 동물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주로 당하게 된다. 동물의 의사에 반하여 고자를 만드는 것이 반려인의 의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냥 애완동물이라고 해라. [본문으로]
  3. 범죄에 사용되기도하는 돼지 발정제가 가장 유명할 것이다. 문제는 써봤자 별 효과는 없고,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약물을 사용한 특수 강간에서 살인으로 죄목이 증강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제발 하지말라는 것은 하지마라! [본문으로]
  4. 보노보라는 유인원은 인간 못지않게 성교를 즐기고, 분쟁의 해결에 교미를 이용한다는 것도 잘 알려진 이야기다. [본문으로]
  5. 다른 동물이라고 동성간 교미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앞서 예를 든 보노보나, 범고래 같은 경우는 동성간 교미가 관찰되었다고 한다. [본문으로]
  6. 동성애로 유명한 로마 황제 엘라가발루스가 그 예가 될 것이다. 더군다나 자신을 여자로 만들어주는 이가 있다면 포상을 하겠다고도 하였으니 트랜스 젠더 성향도 있었다고 하겠다. [본문으로]
  7. 영화 '300'으로 유명한 스파르타 같은 경우는 노예에 의존하는 정도가 심해서 노예가 없다면 간단한 생활용품조차 생산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본문으로]
  8. 사실 장려된 것은 남성들 간의 동성애다. 여성간 동성애는 탄압의 대상이었다고 하는데, 이는 여성은 고매한 정신적 가치를 느낄 수 없다는 고대 가부장적 시선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실제인지 아닌지 말은 많지만 레즈비언의 어원이 되기도 하였던 고대 그리스의 여성 시인 사포가 동성애를 조장했다는 이유로 죽었다는 전설이 있는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으로]
  9.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사농공상의 계급이 나눠져있던 일본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 열도를 통일한 지배자가 되었다. 즉 신분은 매우 비천한 계급이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본문으로]
  10. 대한민국 일부 목사들이 주장하는 기독교 믿어서 잘 사는 국가라는 점이 역설적이다. [본문으로]
  11.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는데 대다수의 이성애자 남성은 이전 '쌍화점'이라는 영화에서 두 남성 주인공간 키스신이 안구 테러용 짤방으로 사용되었다는 점을 떠올려 보았을 때, 흔히 말하는 레즈비언 포르노를 게이 포르노보다 더 선호하며, 반대로 이성애자 여성은 남성 그룹 연예인들의 팬클럽에서 작성되는 팬픽에서의 멤버간 동성애 묘사가 빈번하다는 점을 보았을 때, 게이들의 동성애를 레즈비언 동성애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성적으로 따지면 동성의 동성애는 자신의 잠재적 경쟁자가 줄어드는 것이니 선호해야하고, 이성의 동성애는 자신의 기회를 줄이는 것이니 반대해야 하지 않는가? 남성 같은 경우라면 동성애자 여성에 대한 교정 강간에 대한 망상, 즉 속된말로 내가 뿅가주게하면 이성애자로 바뀐다는 말도 안되는 환상이 있다는 점과 자신에게 닥칠 수 있는 강간의 위협, 즉 자신의 항문에 다른 남성의 성기가 삽입되는 것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으로 이러한 경향이 있다고 한다. 뭐 정확하지는 않다. 내가 이 분야 전문가도 아니고. [본문으로]
  12. 유색인종은 당연히 정치적으로 올바른 단어가 아니다. 여기서는 코카시안 계열 인종과 대비되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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